레이더 등 부품 교체 않고 “바꿨다” 속여 20억 챙겨
위탁 민간업체 2곳 적발… “서해 추락 관련성 조사”
대잠수함 작전 핵심 기종이자 ‘적함 킬러’로 꼽히는 해상초계기(P-3C)와 링스(Lynx) 헬기가 수년간 해군 위탁 정비업체들로부터 ‘유령 정비’를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 업체들은 교체하지도 않은 부품을 새것으로 교체한 것처럼 속여 해군에서 20억 원가량을 받아 챙겼다.
부산지검 형사3부(부장 김승식)는 해군 군수사령부와 링스 헬기 레이더 수리 용역계약을 맺은 뒤 주요부품을 교체한 것처럼 속여 해군으로부터 거액을 받아 챙긴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로 부산 D업체 강모 대표(47)를 구속했다고 19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강 씨는 2003년부터 올 5월까지 42차례에 걸쳐 링스 헬기 레이더 장비 등 각종 전자 장비를 새 제품으로 교체한 것처럼 속여 14억3000여만 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강 씨는 또 2008년 1월부터 올 1월까지 회사자금 1억900만 원가량을 직원 월급으로 지급한 것처럼 속인 뒤 개인용도로 횡령했다. 검찰은 회사 직원들의 진정으로 강 씨의 혐의를 밝혀냈다.
그러나 검찰은 올 4월 15일과 17일 전남 진도 동남쪽 해상과 서해 소청도 근해에서 추락한 링스 헬기 추락 원인이 이 업체의 부실 정비와 관련이 있는지는 아직 가려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부분은 해군에서 조사할 부분이어서 수사를 하지 않았다는 것. 해군 관계자는 “링스 헬기 추락 원인과 D업체의 정비 부분은 관계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검찰 수사 결과가 나오면 그것을 토대로 자체 조사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당시 해군은 사고원인을 전파 고도계 결함 및 조종사 과실이라고 발표했다.
이에 앞서 부산지검 형사3부는 올 5월 말 같은 수법으로 5억여 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부산 방위산업체 H사 안모 부사장(60)을 불구속 입건했다. H사 항공사업부 군수장비 정비총괄 담당인 안 부사장은 2007년 12월 P-3C 레이더 장비 부품을 새것으로 교체하지 않고 대금 1억 원을 해군에 청구하는 등 2006년 7월∼2008년 12월 20차례에 걸쳐 5억4000여만 원을 타낸 혐의를 받고 있다. D사와 H사는 관계사인 것으로 알려졌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