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 원시림’ 계방-점봉산 국립공원 된다

■ 정부, 구역 조정 협의중

오대산 - 설악산에 새로 편입
울릉도 - 독도 지정 재추진
속리산 정이품송은 해제

‘숨겨진 원시림’으로 유명한 강원 평창군 계방산과 인제군 점봉산이 국립공원이 된다. 대신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나무’ 정이품송이 있는 속리산 상판리 지구는 국립공원에서 빠질 것으로 보인다. 환경부는 20개 국립공원에 대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조정 방침을 마련해 관계부처 및 지방자치단체와 협의하고 있다고 29일 밝혔다.

○ 계방산 점봉산 국립공원 새 얼굴

오대산과 인접한 계방산과 설악산 인근 점봉산은 원시림이 잘 보존돼 있고 산양 등 야생동물 개체수가 많아 생태적 가치가 높다. 일반인들에게는 유명하지 않지만 생태 연구자와 산악인 사이에선 숨겨진 보물로 잘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 사이에선 두 산을 국립공원에 편입시켜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환경부는 계방산의 18km²(약 544만 평) 지역을 오대산 국립공원 구역에 편입시키고, 현재 봉우리 능선을 경계로 서쪽 지역만 국립공원인 점봉산도 나머지 15km²(약 453만 평)를 포함해 전체를 설악산 국립공원 구역에 넣는 방안을 확정해 산림청과 협의를 벌이고 있다. 환경부는 두 산을 관리하고 있는 산림청과의 협의만 통과한다면 국립공원 지정에 걸림돌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속리산은 농경지와 집단 거주지가 있는 법주사 집단시설지구, 속리산면 만수리 삼가리 상판리 등이 국립공원에서 해제될 것으로 보인다. 정이품송이 있는 지역도 도로와 거주지역에 인접해 자연보호 가치가 크지 않아 이번에 국립공원에서 빠진다. 오대산 소금강 일대 마을, 설악산 집단시설지구, 태안해안 집단거주지역 등이 이번에 국립공원에서 제외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립공원 구역 조정은 10년에 한 차례씩 이뤄진다. 조정에 앞서 지자체 및 관계부처와의 협의와 국립공원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

○ 독도와 울릉도는 국립공원화 재추진

환경부는 이와는 별개로 각 지자체가 요구하고 있는 광주 무등산, 강원 화천 양구 비무장지대(DMZ), 경남 창녕 우포늪 등의 국립공원 지정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환경부는 이들 지역이 자연 경관과 생태적 측면에서 보존 가치가 뛰어나고 해당 지자체도 국립공원 지정을 원하기 때문에 이르면 2012년 이들을 국립공원으로 지정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환경부는 또 2004년 지역 여론의 반발로 무산됐던 울릉도 독도의 국립공원 지정을 다시 추진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정연만 환경부 자연보전국장은 “과거엔 국립공원에 지정되면 개발에 제한을 받는다고 해 꺼리는 분위기였지만 최근엔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긍정적인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며 “지자체의 지정 요청을 가급적 수용하려 한다”고 말했다.

김용석 기자 nex@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