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비상사태에도 근무 소홀” 축산과학원 간부 전원 사표받아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5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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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진청, 산하기관 불시 점검

농촌진흥청이 구제역 확산에 따른 비상사태에도 불구하고 근무를 소홀히 한 책임을 물어 산하 축산과학원의 과장급 이상 간부 공무원 19명 전원에게서 일괄 사표를 받았다. 농진청은 “지난 주말 불시에 산하 기관 현장 점검을 실시해 근무지 이탈 등을 적발했다”며 “느슨해진 근무 기강을 바로잡고 경각심을 심어준다는 의미에서 간부 공무원 전원에게서 사표를 받았다”고 20일 밝혔다. 다만 농진청은 이들의 사표를 당장 처리하지는 않겠다고 덧붙였다.

현장 점검은 김재수 청장이 직접 나섰으며, 일부 담당자가 정해진 근무지역이 아닌 다른 곳에서 근무하고 있는 것을 적발하고 사표 제출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농진청 관계자는 “구제역과 관련해 관계기관이 방역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에서 축산연구와 종축보전을 책임지고 있는 축산과학원에서 근무 기강 해이 사례가 발생했기 때문에 사표를 받은 것”이라며 “해당 기관 간부들의 안이한 인식과 상황 판단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경각심을 부각시키기 위한 조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국가 연구기관에서 구제역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으로 이해해 달라”고 설명했지만 축산과학원 일부 직원은 “당직자에게 잘못은 있지만 그렇다고 모든 간부의 사표를 강제로 받는 것이 적합한 조치인지는 의문이 든다”고 반발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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