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인양]“300야드 떨어져 촬영” 軍안전거리 설정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4월 15일 03시 00분


코멘트

망원렌즈 포착 가능한 거리
그물망에 가린 정도가 변수

15일 인양될 천안함 함미를 기자들이 직접 관찰 및 촬영할 수 있도록 군 당국이 허용한 거리는 300야드(약 274m)다. 거리를 300야드로 정한 이유에 대해 해군 관계자는 “인양된 함미를 수습하기 위해 바지선 주변을 오가는 배들의 작업활동 반경, 부서진 함미 및 작업선들로부터 기자들의 안전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카메라로 촬영할 때 이 정도 거리로 또렷하게 현장을 촬영할 수 있을까.

300야드는 서울 세종로 사거리의 한가운데에서 이순신 장군 동상 방향으로 서서 세종대왕 동상을 바라봤을 때의 거리(약 250m)와 비슷하다. 보통 시력의 육안으로는 세종대왕의 커다란 형태만 보일 뿐 얼굴 형태와 눈 코 입까지 자세히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이 정도 거리에서 망원렌즈를 이용해 촬영하면 세종대왕 동상 옆을 지나는 승용차의 번호판까지 식별할 수 있다. 동아일보 사진부가 보유하고 있는 최대 망원렌즈는 800mm이고 중앙일간지 사진부는 대부분 600mm 이상의 망원렌즈를 가지고 있다. 서울 잠실야구장 외야석 가운데서 800mm 렌즈로 홈 방향을 촬영할 경우 타자와 포수, 심판이 한 장면에 꽉 차게 들어온다. 방송국의 ENG 카메라로 찍는다면 이보다 더 강한 망원 효과를 낼 수 있다.

따라서 국방부가 천안함 함미로부터 300야드까지 취재진의 접근을 허용한다고 한 것은 함체를 그대로 공개하는 것으로 봐도 된다. 그러나 함미의 절단면에 로프와 그물망을 쳐놓은 상태에서 공개할 방침이기 때문에 공개 거리에 관계없이 그물망이 얼마나 촘촘한가에 따라 함체 내부 노출 정도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