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비좁은 인천시청사, 지방선거 이슈로

교육위 7월 입주로 3개부서 추가로 청사 밖 이전
민원인들 불편 가중… “새 청사 마련”공약 잇따라

1985년 개청한 인천 남동구 구월동 인천시 청사. 일부 과가 청사 밖의 민간건물로 임대를 얻어 나가는 등 턱

없이 부족한 업무공간과 주차난으로 시민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김영국 동아닷컴 객원기자

인천시 청사(연면적 24882m², 약 7540평)를 방문하는 시민들의 불편이 커지고 있다. 1985년 입주한 인천 남동구 구월동 시 청사는 업무 전문화 및 다양화 등의 이유로 부서가 크게 늘면서 일부 부서가 청사 밖 민간 건물로 이사해 업무를 보고 있는 실정이다. 해당 부서가 이전한 사실을 뒤늦게 안 민원인들은 “관련 부서가 한곳에 있지 않아 민원처리 시간이 길어졌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 주요 부서 월세살이로 시민 불편

시 교육위원회는 6월 2일 치러지는 ‘제5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끝으로 인천시의회에 흡수된다. 이에 따라 가뜩이나 비좁은 청사에 새 식구가 늘어나면서 업무 공간 확보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3월 시의회 상임위원회동 6층을 사용했던 건설심사과, 도시디자인추진단, 에너지정책과는 시 교육청 건너편에 있는 민간건물인 ‘파크 에비뉴 빌딩’으로 이전했다. 이들 3개 부서가 쓰던 공간에는 시 의회 ‘교육위원회’가 7월에 입주한다. 현재 문화재과, 고용정책과, 아동청소년과를 비롯해 세정과의 2개팀, 국제협력관실 산하 UN회의팀 등은 구월동 가천의과대 길병원 인근 동방빌딩에 입주해 업무를 보고 있다.

인천시에 따르면 이들 과가 입주한 빌딩의 보증금은 모두 2억5000만 원으로 월 4000만 원의 임차료를 내고 있다. 현재 시 본청에서 근무하는 인원은 현재 1실 9국 2본부 4관 59실과에 1519명이다.

민원인들 입장에서도 불편이 많다. 일부 과가 다른 곳으로 이전했지만 홍보가 제대로 되지 않아 시청을 방문했다가 허탕을 친 뒤 다시 해당 부서를 찾아 나서고 있는 것.

8일 오후 행정민원을 위해 시청을 방문한 A업체 이모 씨(43)는 “에너지 정책과가 밖으로 이전한 줄도 모르고 시 청사에서 찾다가 시간만 낭비했다”며 “뒤늦게 청사 밖에 있는 빌딩으로 이전했다는 사실을 알고 찾아갔지만 일처리가 늦어져 곤혹스러웠다”고 말했다.

B건설사 직원도 “건설심사과를 자주 찾는데 민간건물에 입주해 있어 공사정보 등을 파악하는 데 오히려 불편한 점이 많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1985년 개청 때에 비해 업무량은 늘고, 업무 전문화에 따라 업무팀이 늘었지만 사무공간은 변함이 없다”며 “2008년 본청 옥상에 업무공간을 만들었지만 하중 때문에 더는 증축이 어렵다”고 말했다.

○ 청사 신·개축 쉽지 않을 듯

업무의 다양화와 전문화로 부서 신설이 늘고 있고 인천의 인구도 급속히 증가하고 있지만 시 청사 신개축 등 공간 확보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행정안전부가 지자체 청사의 신·증축을 제한하는 지침을 내놓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인천시는 2004∼2006년 지속적으로 청사 신축을 추진해 왔다. 2006년 국회 국정감사에 낸 자료에 따르면 시는 지상 33층, 지하 3층을 지을 계획이었다. 지상 4층, 지하 2층인 현 청사에 비하면 상당히 넓고 큰 편이었다.

시는 당시 회의실이나 공동작업장 등으로 활용했던 공간까지 이제는 모두 사무실로 쓰고 있지만 그래도 공간이 부족해 일부 부서가 청사 바깥으로 나가야 할 형편이라고 설명했다. 시 총무과 관계자는 “행안부 지침 등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할 때 청사를 새로 짓는 것은 사실 엄두도 내지 못한다”고 말했다. 한편 인천시 청사 문제는 2006년 동시지방선거 때와 마찬가지로 이슈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5일 자치행정국에 대한 주요예산사업 보고에서 시의회 윤지상 의원은 “구월동 시대는 정리할 시점”이라며 “서구 가정오거리 루원시티 쌍둥이 빌딩이 적합하다”고 말했다. 안영근 전 국회의원(52·민주당)은 2월 17일 인천시청에서 인천시장 출마를 선언하면서 “도화지구 재개발 사업의 활성화를 위해 시청사를 옛 인천대 건물로 이전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