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와 ㈜천재교육 공동 주최로 1월 실시된 2010학년도 제19회 전국해법수학경시대회에서 초등학교 5학년 대상을 수상한 경기 수원영동초교 6학년 송지원 양(12). 송 양은 지난해에도 같은 대회에 출전했지만 본선에 진출하지 못했다.
송 양은 남들처럼 몇 년씩 선행학습을 하거나 영재교육원에 다녀본 적이 없다. 4학년 때까지 수학학습지 풀기를 싫어해 어머니 박순정 씨(46)는 딸이 수학에 흥미가 없는 줄 알았다. 그랬던 송 양에게 변화가 찾아왔다. 송 양은 “수학에 자신감이 생겼고 무엇보다 수학문제를 풀기 위해 생각하는 것이 재미있다”고 말했다. 변화의 이유는 무엇일까.》 송 양은 다양한 계기를 통해 수학을 잘하기 이전에 수학을 좋아하게 됐다. 초등 3학년 때였다. 학교를 옮기고 처음 만난 학생들과 돌아가면서 서로에게 편지를 쓰는 시간이었다. 친구들은 수업시간에 문제를 잘 푸는 송 양에게 ‘너는 수학을 참 잘하는 것 같다’는 글을 써서 칭찬했다. 친구들의 칭찬에 자신감이 생겼다.
4학년 때 다닌 수학학원에서 송 양은 창의사고력 수학문제를 처음 접했다. 수학을 잘하는 학생들끼리 모여 경쟁하듯 수학 문제를 풀었는데 수업시간이 하나도 지루하지 않았다. 학원에서는 계산문제보다 머리를 쓰고 생각하는 문제를 많이 풀었다. 주사위 쌓기, 최단경로 찾기 등 사고력 문제를 만나면 송 양은 일단 주어진 조건을 차근차근 정리했다. 그리고 조건과 문제의 관계를 고민했다.
“원기둥의 부피를 구하는 문제를 ‘가로×세로×높이=부피’라는 공식을 외워서 풀지 않았어요. 직접 원기둥 모형을 만들고 모형에 물을 채워 넣어 부피를 구한 후에 계산한 답과 맞춰봤죠. 수학이 재밌는 과목이라는 걸 이때 알았어요.”
5학년 때 송 양은 학교 방과 후 학습으로 도형과 기하학에 관한 ‘체험수학’ 수업을 들었다. 삼각뿔, 삼각기둥, 원기둥, 원뿔 등을 플라스틱으로 직접 만들어 부피를 재는 체험식 수학 수업이었다. 송 양은 수학실험에 쓸 모형을 만들기 위해 도형의 도면을 그리고 정교하게 제작하는 과정이 무척 즐거웠다. 무엇보다 외우지 않아도 수학문제가 풀린다는 것이 신기했다.
창의사고력은 단순한 공식암기와 문제풀이만으로 키워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말이다. 도형을 오리고 모형을 만드는 과정에서 오감을 통해 학생들의 창의사고력이 자란다. 송 양은 “체험수학으로 공부한 것은 5학년 때 교과서로 도형을 배울 때나 경시대회 도형문제풀이를 할 때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수학이 재미있어지자 수학 책과도 자연스럽게 가까워졌다. 이전까지 송 양은 판타지 소설에 푹 빠졌었다. 송 양은 ‘수학 악마’(푸른숲) ‘수학 귀신’(비룡소) ‘탈레스 박사와 수학영재들의 미로게임’(주니어김영사) ‘오딧셈의 수학 대모험’(스콜라) ‘수학여왕 제이든 구출작전’(일출봉) ‘수의 모험’(북로드) ‘피타고라스 구출작전’(김영사) ‘함정에 빠진 수학’(주니어김영사) ‘플라톤 삼각형의 비밀’(주니어김영사) ‘(원리와 개념을 깨우치는) 마법수학’(작은책방) 등 책을 읽으며 수학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혔다.
어머니 박 씨는 수학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진 딸을 관찰하고 수학에 흥미를 잃지 않도록 도왔다. 송 양이 수학문제 풀기를 싫어하면 은근히 성취욕, 경쟁심리를 자극하기도 했다. 스톱워치를 들고 딸이 문제 푸는 시간을 재서 문제지의 번호 옆에 적었다. 시간을 잰 후엔 “우와! 정말 빨리 풀었네!” “이번에는 10초 단축했구나!” 등과 같은 추임새를 넣기도 했다. 혹은 “엄마는 이 책 40쪽까지 읽을게 너는 수학 15문제를 풀어봐. 누가 더 빨리 하나 보자”라는 식으로 내기를 하기도 했다.
경시대회를 준비하며 송 양은 과거 암산으로 문제를 풀던 습관도 고쳤다. 풀이과정을 제대로 적지 않자 한두 문제씩 실수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본선대회에서는 답뿐 아니라 식과 풀이과정을 채점해 평가하기 때문에 평소 쉬운 문제도 완벽하게 풀이과정을 쓰려고 노력했다. 수학실력이 쌓이자 4학년 때는 모든 학교 수학시험에서 한 문제 틀리고 나머지는 모두 백점을 받았고 5학년 때는 평균 95점 이상을 유지했다.
“꼭 대상을 받으려고 수학공부를 열심히 한 것이 아니에요. 수학이 재미있어지니까 누가 시키지 않아도 열심히 공부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대상을 받으니까 수학에 더 자신감이 생겼고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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