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남대문시장, 내달부터 ‘걷고 싶은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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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2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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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비사업 1년만에 마무리
쓰레기장 없애고… 간판 디자인 바꾸고… 노점상 중앙 배치
주요도로 깔끔하게 포장, 전신주 없애 지하에 매설… 차없는 거리로 만들어

서울 남대문시장 정비 이전 모습(왼쪽)과 정비 후 예상 모습(오른쪽). 출입구 바로 앞 도로에 방치돼 있던 쓰레기장은 지하로 들어가고 상가 간판들에 가려 눈에 잘 띄지 않던 게이트도 새로 디자인됐다. 사진 제공 서울시·중구
서울 남대문시장 정비 이전 모습(왼쪽)과 정비 후 예상 모습(오른쪽). 출입구 바로 앞 도로에 방치돼 있던 쓰레기장은 지하로 들어가고 상가 간판들에 가려 눈에 잘 띄지 않던 게이트도 새로 디자인됐다. 사진 제공 서울시·중구
서울 남대문시장이 다음 달이면 변신을 마친다. 서울시와 중구는 침체돼 가는 남대문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한 도심재창조 종합계획의 하나로 지난해 2월부터 남대문 정비사업을 추진해왔다.

○ 사라진 쓰레기장, 새로운 간판

23일 찾은 남대문시장은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었다. 가장 큰 변화는 숭례문 앞 주 출입구 앞에 있던 쓰레기장이 눈에 띄지 않는다는 것. 이곳은 관광객이 많이 이용하는 가장 큰 출입구인데도 도로상에 쓰레기장이 있어 미관을 해치는 데다 심한 악취까지 풍겼다. 1만여 개 점포에서 매일 쏟아져 나오는 쓰레기만도 17.5t에 이르다보니 수시로 쓰레기를 수거해도 쓰레기 봉지는 항상 산더미처럼 쌓여 있곤 했다.

쓰레기장이 시장 전체 이미지를 해친다는 지적에 따라 중구는 22억여 원을 들여 지하화 공사를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지주가 반대 소송을 내 공사가 당초 예정보다 늦어지는 등 예상하지 못한 마찰도 있었지만 대다수 상인의 적극적인 지지 아래 쓰레기장은 지하 1층에 420m²(약 120평) 규모로 만들어진다. 일반쓰레기와 음식물쓰레기, 재활용쓰레기를 각각 구분해 밀폐 저장고 및 압축 컨테이너 등에 모은 뒤 상가가 모두 문을 닫은 새벽에 지상으로 쓰레기를 반출하는 시스템이다.

원래 쓰레기가 쌓여 있던 지상 공간에는 공원이 들어선다. 시는 광장을 조성하고 곳곳에 나무를 심어 쇼핑객들이 앉아 쉴 수 있는 휴식 공간을 마련하기로 했다. 시장을 관리하는 서울남대문시장주식회사 측은 “숭례문이 한눈에 들어오는 위치여서 숭례문 복원이 완료되면 반응이 좋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쓰레기 더미 위로 걸려 있던 낡은 간판도 새 얼굴을 갖게 됐다. 이전 간판은 아치 형태로 가로로 길게 걸려 있다보니 불규칙하게 배열된 주변 상가 간판과 중첩돼 잘 보이지 않았다. 시장 안에서 밖을 바라볼 때도 공사 중인 숭례문과 겹쳐 안 보이기는 마찬가지. 새로 만드는 출입구는 시각적으로 복잡한 도심 속에 들어서는 만큼 세로 형태의 단순한 디자인으로 만들기로 했다. ‘남대문 시장’이라고 한글과 영어로 각각 적고 하단부에는 시장 안내도도 함께 새길 예정이다.

○ 걷고 싶은 시장 거리로

울퉁불퉁하고 곳곳이 파여 있어 비만 오면 물이 고이던 도로도 깔끔하게 정비됐다. 서울시는 지난해 10월까지 중앙길과 남대문시장1길 등 사람이 가장 많이 모이는 주요 도로 5곳을 화강암으로 포장했다. 도로를 포장하면서 거리 곳곳에 어지럽게 널려 있던 전선도 땅에 함께 묻었다. 아직 남아있는 전신주도 다음 달까지 모두 제거할 예정이다. 또 정비 과정에서 점포들 밖으로 황색선을 그어 경쟁적으로 가게 밖까지 물건을 내놓지 못하도록 했다. 이날 시장에서 만난 황소현 씨(48·여)는 “볼거리가 많은 것도 좋지만 물건 때문에 길이 좁게 느껴졌다”며 “앞으로는 지나가다 물건을 떨어뜨릴까봐 걱정하지 않아도 돼 더 편하게 쇼핑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무질서하게 난립한 노점들은 중앙으로 재배치된다. 서울시는 현재 상인 대표 및 노점 대표들과 시간제 운영에 대한 구체적인 방침을 논의 중이다. 이와 함께 제각각 다른 크기와 모양이던 판매대도 디자인을 통일한다. 노점들이 깔끔한 모습으로 일렬 배치되면 남대문시장만의 새로운 명물이 될 것으로 시는 내다보고 있다. 현재 청계천과 명동 일대 등에서 운영 중인 차 없는 거리도 다음 달 본격 시행된다. 평일은 낮 12시부터 오후 9시까지, 일요일은 오전 8시부터 오후 9시까지 자동차 운행이 각각 금지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교통규제 심의를 마쳤다”며 “노점상 재배치와 병행해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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