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답 자동생성 프로그램으로 ‘네이버 지식iN’ 광고성 답변 도배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0월 21일 03시 00분


1억여원 챙긴 9명 입건

“코 성형이란 걸 처음 해봤는데 자신 있게 A성형외과를 권해드리고 싶네요.”

네이버의 대표 서비스 ‘지식인(iN)’에서 성형에 대한 정보를 찾으면 유독 한 성형외과를 소개하는 글이 많았다.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은 환자가 이곳저곳에 돌며 답변을 달았거나 성형외과에서 돈을 받은 ‘알바(아르바이트생)’들이 열심히 발품을 판 게 아니라 자동프로그램을 통해 이런 글이 올라온 것이었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포털사이트 네이버 지식인에 자동으로 질문과 답변을 달고 추천 수까지 올릴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성형·음란물·성생활용품 관련 업체의 불법광고를 대행한 김모 씨(39)를 악성프로그램 유포 혐의 등으로 불구속 입건하고 이 프로그램을 사들여 사용한 광고대행업자 7명과 광고를 의뢰한 의류업자 1명을 함께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명문 Y대 출신으로 광고대행업에 종사하는 김 씨는 많은 사람이 지식인 서비스를 이용해 궁금증을 해결한다는 사실을 알고 클릭 한 번으로 질문을 올릴 뿐 아니라 광고성 답변을 달고 추천 수도 올릴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유포했다. 네이버는 연간 300명의 인력을 들여 광고 글을 올리는 인터넷주소(IP)를 추적했지만 광고업자들이 수시로 주소를 바꾸며 ‘IP 세탁’까지 일삼는 탓에 적발에 애를 먹었다.

김 씨와 입건된 광고대행업자 7명은 이런 방법으로 2008년 8월부터 2009년 6월까지 약 1년간 2만4000여 개의 불법광고를 올려 업체들로부터 총 1억4000만 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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