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광주시, 신종플루 확산 놓고 속앓이

  • 입력 2009년 9월 3일 06시 59분


디자인비엔날레 등 대형행사 4개 강행하기로

신종 인플루엔자A(H1N1)의 가을철 대유행이 현실로 다가온 가운데 ‘대규모 행사 개최 강행’을 선언한 광주시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본보 8월 25일자 A16면 참조
[광주/전남]광주시 “김치축제-광엑스포 예정대로 개최”

광주시는 이달 들어 보건의료 관련 부서는 물론 대규모 행사 주관부서별로 잇달아 비상대책회의를 갖고 “신종 플루 예방 및 확산방지에 최선을 다하면서 가능한 한 당초 예정대로 행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수차 확인했다.

이 지역에서 열리는 대규모 행사는 당장 18일 개막을 앞둔 ‘광주디자인비엔날레’(11월 4일까지)를 비롯해 모두 4개. 다음 달에는 9일 ‘2009 세계광엑스포’(11월 5일까지)를 시작으로 13일에 동구청 ‘충장축제’(18일까지), 23일에 ‘광주김치문화축제’(11월 1일까지)가 잇따라 개막된다.

당장 광주시는 12일부터 사흘간 중국 베이징(北京) 옌안(延安)에서 열기로 한 ‘정율성음악제’를 내년 봄으로 미뤘다. 시 공무원과 기업인 15명으로 구성된 일본 투자유치단은 이달 중순 일본 방문 계획을 취소했다. 8일 서구 염주체육관에서 5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기로 한 ‘2015 유니버시아드 대회 유치 기념 어르신 체육대회’도 취소를 검토 중이다.

박광태 광주시장은 최근 “신종 플루가 전국적으로 확산될 경우 시민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대형 행사를 취소하겠다”며 “이미 들어간 예산이 아깝지만 시민의 생명이 걸린 만큼 행사에 집착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지금 당장 대형 행사를 취소하는 게 아니라 전국적 대유행 단계에 접어들 경우 취소하겠다는 뜻”이라며 “특히 시가 주최하는 3대 행사는 학생 단체 관람객이 많기 때문에 건강과 안전을 무엇보다 먼저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시 내부적으로는 행사를 취소 또는 연기하는 것은 그나마 명분을 찾을 수 있지만 그대로 강행했을 때 관람객이 최악의 수준까지 떨어질 경우를 더욱 우려하는 분위기다. 여기에 광엑스포 330억 원을 비롯해 디자인비엔날레 63억 원, 광주김치문화축제 25억 원 등 3개 행사에만도 이미 418억 원이 들었다는 사실도 개최 여부 결정에 부담을 주고 있다.

김권 기자 goqu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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