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이 사람/가수 데뷔 前기자 김용재 씨

  • 입력 2009년 8월 21일 06시 22분


“펜 대신 마이크… 노래 인생 즐거워”

“음반을 낸 뒤 이곳 저곳에서 불러주니 이제야 가수가 됐다는 게 실감이 나네요.”

19년 동안 언론계에 몸담았던 기자가 음반을 내고 트로트 가수로 데뷔해 눈길을 끌고 있다. 주인공은 전남일보 기자 출신 김용재 씨(46·사진). 김 씨는 지난해 신문사를 그만둔 뒤 1년여 준비 끝에 최근 직접 작사한 노래를 포함해 10곡이 담긴 트로트 음반을 냈다.

타이틀 곡은 중견 작곡가인 초당대 실용음악과 이성대 교수(61)가 곡을 쓰고 김 씨가 노랫말을 붙인 ‘둘이 된 뒤’. 경쾌한 트로트 곡으로 호소력 짙은 중저음 목소리와 잘 어울린다. 이 교수는 “멋진 컬러의 목소리에다 리듬도 잘 타 기존 가수에게 결코 뒤지지 않는다”며 “더 다양한 장르를 소화한다면 가수로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씨는 “가수를 꿈꿨던 어머니의 열정을 고스란히 물려받았는지 노래가 좋았다”며 “기자 생활을 하는 동안에도 마음 속 깊은 곳에는 가수에 대한 꿈이 오랫동안 자리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신문기자에서 가수로의 변신은 그리 순탄치 않았다. 1990년부터 사회부 체육부 경제부 등을 거치며 취재 현장을 누볐던 그는 퇴직 이후 부동산중개업을 하면서 가수 데뷔를 준비했다. 경제적 부담을 줄이려 노랫말을 직접 쓰고 음반 제작을 위해 발로 뛰어야 했다.

‘오십이 다 돼가는 나이에 가수는 무슨…’이라는 주위의 시선도 따가웠다. 도중에 포기할까도 생각했지만 ‘노래로 제2의 인생을 열자’는 생각에 마음을 곧추 잡았다.

가수협회에 가입한 그는 지역축제 무대에 오르고 봉사단체와 함께 자선공연에도 열심이다. 그는 “노래와 함께하는 인생이 매우 즐겁다”며 “단 한 명의 팬이라도 불러주는 곳이 있다면 어디든 달려가 노래하고 싶다”고 웃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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