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직자 -지역경제 ‘두 토끼’ 잡았다

  • 입력 2009년 7월 14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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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남시 ‘희망경제 프로젝트’ 시행 4개월

선불카드 지급 효과

경기 하남시가 추진 중인 희망경제 프로젝트 사업이 시행 4개월 만에 실업문제 해결과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사업은 지난달부터 전국적으로 실시된 희망근로 프로젝트의 모델이 됐던 사업이다.

13일 하남시에 따르면 글로벌 경기침체 속에 실직자나 청년 구직자를 위한 희망경제 프로젝트가 올해 3월 시작됐다. 직장이 없는 하남지역의 만 18∼65세 주민들을 불법광고물 정비, 보도블록 교체, 폐기물 재활용, 독거노인 도우미 등 81개 공공사업에 참여시켰다. 또 새로 직원을 채용한 중소기업에는 1인당 월급의 절반인 고용촉진장려금을 지원했다. 지금까지 공공사업의 경우 하루 900명씩 참여하고 있고 450여 개 중소기업이 신규 채용에 나섰다. 이 기간 하남시는 23억4000만 원을 임금과 고용지원금으로 지원했다.

특히 임금의 60%, 고용촉진장려금의 90%(최대 60만 원)를 하남지역에서 사용할 수 있는 ‘하남희망경제카드’로 지급했다. 이 카드는 일정액이 충전된 일종의 선불카드다. 하남지역 재래시장과 마트, 중소 상점 대부분에서 사용할 수 있다. 지금까지 13억8000만 원의 선불카드가 시중에 유통되면서 재래시장 등의 매출이 크게 늘어났다. 하남시 신장동 재래시장의 경우 1일 매출액이 카드 사용 전인 3월보다 10% 이상 증가했다. 하나로마트 등 중대형 마트들도 9∼13% 매출이 늘었다.

이 카드의 특징은 무엇보다 신용카드처럼 자유롭게 쓸 수 있다는 점. 이용자나 상인 모두에게 별도의 가입 및 교환 절차가 없다. 최근 일부 지자체에서 상품권을 지급하는 경우가 있지만 가맹점이 적어 무용지물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카드를 구매할 때 별도로 내야 하는 발급 수수료도 하남시와 금융기관이 협의해 전액 면제했다.

하남시 관계자는 “하남의 사례가 알려지면서 경기지역 31개 시군 중 29곳이 지역 내에서 사용하는 카드를 지급하고 있다”며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두 가지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하남=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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