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콜비 없는 인천 콜택시 또 연기

  • 입력 2009년 5월 20일 06시 55분


작년 시행예정… 올해 7월로 늦추더니… 다시 “8월 이후에나”

지난주 전북 군산시에 출장을 간 이성철 씨(43·인천 부평구)는 브랜드 택시인 ‘새만금 콜’을 유용하게 이용했다. 택시를 잡기 위해 시간을 낭비할 필요 없이 원하는 곳에서 전화를 건 지 몇 분 만에 도착한 택시를 편하게 이용할 수 있어 출장 스케줄을 차질 없이 맞출 수 있었던 것.

더욱이 인천과 달리 1000원의 콜 요금을 따로 받지 않아 택시를 이용하는 데 부담이 없었다. 이 씨는 “콜 요금도 없는 데다 워낙 기사들이 친절해 기분 좋게 택시를 이용할 수 있었다”며 “인천에서는 브랜드 택시 운행이 왜 늦어지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지역별로 다소 차이는 있지만 서울, 부산, 울산, 전북 군산시 등 일부 시도에서는 브랜드 택시가 활성화돼 많은 시민이 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인천에서는 브랜드 택시 사업이 지지부진하다. 인천시는 당초 ‘인천 브랜드 택시’를 지난해 하반기 운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통신사업자 선정이 늦어지면서 올해 7월로 운행 시기를 늦췄다. 인천시는 19일 “8월 7일 인천세계도시축전 개막 이후에나 브랜드 택시를 운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것도 개인택시는 제외하고 법인택시부터 브랜드 택시를 우선 시행한다는 방침을 세워 ‘반쪽 브랜드 택시’가 될 우려를 낳고 있다.

시는 국토해양부 훈령에 따라 2007년 하반기부터 시민들이 편리하고 안전하게 택시를 이용할 수 있는 브랜드 택시 사업을 추진해 왔다. 시가 콜센터 구축비(법인, 개인택시 각각 2억 원)를 지원하고 실시간 교통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는 내비게이션을 현물로 제공한다. 내비게이션을 통해 인천지방경찰청이 제공하는 교통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받을 수 있는 ‘광역교통시스템’을 전국 16개 시도 가운데 처음으로 브랜드 택시에 도입할 계획이다.

하지만 최근 브랜드 택시 통신업체 선정 과정에서 시와 인천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 간에 마찰이 생기면서 운행이 늦어지고 있다. 인천시는 1월 법인택시(1200대), 개인택시(1300대)가 각각 다른 콜(호출) 번호를 사용하는 브랜드 택시를 운행할 계획이었으나, 3월 기존 계획을 바꿔 ‘원 콜’ 체제의 브랜드 택시를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1개(단일) 번호로 시민들이 브랜드 택시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 이어 브랜드 택시운영사업을 위한 통신사업자를 4월 말까지 선정할 것을 촉구했다.

이에 따라 개인택시조합은 KT를 우선협상사업자로 선정하고 협상에 들어갔다. 개인택시조합은 협상과정에서 월 통신비, 건당 콜 수수료 등 월 사용료 인하를 KT 측에 요구하다 받아들여지지 않자 2위 업체인 현대정보기술㈜과 4월 30일 정식 계약했다. 개인택시조합 관계자는 “계약 기간이 5년인데 택시 1300대가 KT와 계약하면 무려 7억8000만 원을 추가로 부담해야 해 기술력과 가격경쟁력이 있는 2위 업체를 선정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인천시는 개인택시조합이 현대정보기술과 정식 계약을 하는 바람에 법인택시조합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KT와 단일 호출번호를 이룰 수 없다며 예산을 지원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인천시는 법인택시만으로 브랜드 택시를 우선 시행하고 개인택시는 2010년 상반기에 다시 검토하겠다고 통보해 개인택시조합원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개인택시조합 관계자는 “시의 지침에 따라 정식계약을 한 개인택시조합에 예산을 지원하지 않고 시행 시기도 미루겠다는 시의 방침을 납득하기 어렵다”며 “법인택시는 아직까지 정식계약도 하지 않은 만큼 형평성을 맞춰 달라”고 말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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