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배출한 온실가스 이렇게 많은줄은…”

  • 입력 2009년 5월 8일 02시 56분


배우 박철민씨 탄소상쇄기금 첫 개인기부

“제가 이렇게 많은 온실가스를 발생시키는 줄 몰랐어요.”

TV 드라마 ‘돌아온 일지매’ ‘베토벤 바이러스’, 연극 ‘늘근 도둑 이야기’로 사랑받아온 연기자 박철민 씨(41·사진)가 연예인으로는 처음으로 탄소상쇄기금을 기부했다.

탄소상쇄기금이란 자신이 일상생활에서 발생시키는 온실가스의 양만큼 자발적으로 기금을 적립해 지구 온난화 방지 활동을 지원하는 것. 박 씨는 9일 ‘세계 공정무역의 날’을 맞아 아시아 시민사회단체의 교류를 지원하는 NGO인 ‘아시안 브릿지’에 탄소상쇄기금을 선뜻 내놓았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10월 경남 창원시에서 열린 ‘람사르 총회’ 참가자 2300명이 1500여만 원의 기금을 모아 기부한 적이 있으나 개인 기부자로는 박 씨가 처음이다. 해외에서는 이미 세계적 록 밴드 ‘롤링 스톤즈’, ‘콜드 플레이’ 등이 탄소 중립적 공연 등을 통해 탄소상쇄기금 마련에 참여했다.

탄소상쇄기금은 이동거리와 배출계수, 환율 등을 곱해 계산한다. 예컨대 자가용으로 왕복 10km를 이동해 발생한 탄소를 상쇄하려면 33원의 기금을 적립하면 된다. 박 씨의 탄소상쇄기금은 7월에 떠날 베트남 여행에서 이용하게 될 비행기 운항거리를 기준으로 산정했다. 구체적인 액수는 밝히지 않았으나 산정된 탄소상쇄기금 이상의 후원금을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씨는 “탄소상쇄기금이라는 용어조차 생소했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평소 내가 얼마나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는지 알게 됐다”며 “배우로서 받은 사랑만큼 환경보호의 가치를 널리 알려야 할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의 기부금은 필리핀 철도부설 사업으로 쫓겨난 빈민들의 집단이주지역인 카부야오 마을에 나무를 심는 데 사용될 예정이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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