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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년 5월 5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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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한 초등학교에 근무하는 김모 교사(36)는 올 3월 전교조를 탈퇴했다. 그는 ‘교찾사’(교육노동운동의 전망을 찾는 사람들)로 대변되는 강경 조합원들이 2006년 4월 이수일 전 위원장을 물러나게 하는 사태를 보면서 “무서움을 느꼈다”고 회고했다. 당시 이 위원장은 교원평가와 차등성과급 지급에 반대하는 연가 투쟁을 하지 않기로 했다가 반대편 조합원들로부터 사퇴 압력을 받았다.
8년 동안 전교조에 가입했던 김 교사는 한 학교의 전교조 활동을 총괄하는 분회장까지 맡았다. 그는 “분회장을 할 때 학교 현장의 의견은 너무 다른데 집행부는 단순히 집행부 의견을 전달하는 전달자로서의 분회장을 원했다”며 “조합원의 의견을 무시하는 전교조에 더 이상 몸을 담을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했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근무하는 전교조 출신의 이진수(가명·40) 교사는 “최근 민주노총 간부의 성폭행 사건을 보면서 ‘전교조가 계파 싸움으로 무너지는구나’라고 생각했다”며 “대안 없이 강경 반대 투쟁 일색인 모습에 환멸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 교사는 “한때 전교조는 교장 교감의 횡포로부터 일반 교사들을 막는 ‘우산’ 역할을 했지만 이제 그 역할도 제대로 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우산을 다른 사람을 내리치는 흉기로 여기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아래의 의견이 위로 전달되지 않는 조직은 무너지게 돼 있다”며 “전교조는 탈퇴 조합원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현장의 조합원들을 다시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기용 기자 k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