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나주 지석강변에 ‘엄마야 누나야~’

  • 입력 2009년 4월 29일 06시 28분


월북작곡가 故안성현씨 고향에 노래비 건립

일제강점기 소월의 시 ‘엄마야 누나야’에 곡을 붙인 월북 음악가 안성현 씨(1920∼2006)를 기리는 노래비(사진)가 전남 나주시 지석강변에 건립됐다.

나주시와 ‘엄마야 누나야 노래비 건립추진위원회’는 안 씨의 고향인 남평읍 지석강 솔밭 백사장에 노래비와 엄마와 누나의 모습을 형상화한 청동상을 세웠다고 28일 밝혔다. 노래비는 높이 3.15m, 가로 7m, 세로 3.5m 크기로 동신대 김왕현 교수가 조각을 맡았으며 시비와 주민 모금 등 3000만 원을 들여 제작했다.

건립추진위는 “안 씨가 고향의 솔밭 백사장을 연상하며 민족의 광복을 갈구하며 만든 노래인 만큼 모티브가 됐던 장소에 노래비를 세웠다”며 “청소년들이 안 씨의 애국혼을 다시 한 번 느끼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나주시는 지난해 안 씨의 음악 세계를 재조명해야 한다는 주민 건의를 받아들여 노래비를 건립했으며 ‘남평읍민의 날’인 30일 제막식을 갖는다.

안 씨는 일본 도쿄(東京) 동방음악대를 졸업한 뒤 광주사범학교, 조선대, 전남여고 등에서 교편을 잡고 왕성한 음악활동을 했으며 ‘부용산’ ‘진달래’ ‘내 고향’ 등 민족의 슬픔을 희망으로 승화한 노래를 작곡했다.

안 씨가 목포시 항도여중에서 근무하던 1948년에 작곡해 호남에서 애창됐던 부용산은 월북 인사가 작곡하고 빨치산에 의해 널리 불렸다는 이유로 금지곡이 되기도 했다. 월북 무용가 최승희 씨 남편의 조카이기도 한 안 씨는 6·25전쟁 당시 최 씨와 함께 월북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