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올림픽’ 서울서 열린다

  • 입력 2009년 4월 21일 02시 57분


2014 국제수학자대회 사실상 유치… 100개국 4000여명 참가

한국이 2014년 국제수학자대회(ICM 2014)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대한수학회 산하 ICM 유치위원회는 “18, 19일 중국 푸저우에서 열린 국제수학연맹(IMU) 집행위원회에서 서울이 2014년 ICM 개최지 단일 후보로 선정됐다”고 20일 밝혔다. 이에 따라 내년 8월 인도 방갈로르에서 열리는 IMU사무총회의 표결을 통과하면 서울 개최가 확정된다.

ICM은 기초과학 분야의 세계 최대 학술행사로 세계 100개국에서 4000명이 넘는 수학자가 참여한다. 1897년 스위스 취리히에서 처음 개최된 이래 4년에 한 번씩 열리며 개최국의 국가원수가 ‘수학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필즈상’을 수여한다.

대회유치위원장인 박형주 고등과학원 교수는 “사무총회 표결이 남아 있지만 최종 후보로 오른 도시가 뒤바뀐 전례가 없다”며 “2014년 ICM을 서울에서 유치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서울이 이번 대회 개최지로 최종 결정이 나면 일본 교토(1990년), 중국 베이징(2002년), 인도 하이데라바드(2010년)에 이어 아시아에서는 네 번째로 ICM을 유치하는 도시가 된다. 김도한 대한수학회장은 “한국은 2007년 IMU 평가 수학경쟁력이 전체 5등급 중 2등급(세계 20∼30위권)에서 4등급(10위권)으로 뛰어오른 데 이어 이번 ICM 유치로 국제 위상이 또 한 계단 높아지게 됐다”고 말했다. 유치위는 대회 기간 중 1만 명 이상이 한국을 찾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한국은 이번 대회 유치 과정에서 막판까지 미국과 유럽 국가들의 지원을 받은 캐나다, 남미 대륙 최초 개최라는 점을 내세운 브라질과 치열한 경합을 벌였다. 하지만 학계와 정부, 서울시, 기업 등이 전방위적인 유치 전략으로 두 나라를 물리쳤다.

한승수 국무총리와 오세훈 서울시장은 올해 2월 현장 답사를 위해 방한한 IMU 실사단을 직접 만나 한국 정부의 강한 의지를 전했다. 대한수학회도 가난한 제3세계 수학자들을 위해 여비 지원을 약속하는 등 차별화한 전략으로 개도국들의 폭넓은 지지를 끌어냈다. 삼성전자는 실사단을 회사로 초청해 국내 정보기술(IT) 수준을 홍보하며 측면 지원에 나서는 등 민관 합동 유치 전략이 주효했다고 유치위 측은 설명했다.

박근태 동아사이언스 기자 kunt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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