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하마을 盧 前대통령, 동네주민과 접촉 끊어

  • 입력 2009년 3월 24일 03시 05분


경남도 행정부지사 지낸

장인태 前차관 체포되고

김혁규 前지사도 연루설

지역관가 분위기 뒤숭숭

‘박연차 리스트’의 파문이 커지면서 부산 경남지역의 정관계와 경제계는 어수선한 분위기다.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사업 근거지가 경남 김해인 데다 최근 잇따라 검찰에 불려간 인사가 모두 김해와 인근의 경남지역에 연고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고향인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사저에 거주하고 있는 노무현 전 대통령은 15일 자신의 홈페이지 ‘사람 사는 세상’에 ‘G20 재무장관 회의 기사를 보고’라는 글을 올린 이후 별다른 언급이나 움직임이 아예 없다. 얼마 전에는 부인 권양숙 여사와 함께 바람을 쐬러 남해안을 한바퀴 돌고 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사저 인근 뒷산에서 가끔 산책을 할 뿐 봉하마을 주민들과도 거의 접촉하지 않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송은복 전 김해시장이 정치자금법 위반혐의로 구속된 데 이어 검찰이 최근 박 회장 소유의 정산컨트리클럽(27홀·김해시 주촌면) 인허가 서류를 압수해가자 김해시 공무원들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정산CC는 송 시장 재직 당시 김해시가 직영을 추진했으나 감사원이 ‘회원제 골프장 직영은 안 된다’며 제동을 걸자 공모를 통해 정산개발에 사업권을 넘겼다.

검찰은 정산CC뿐 아니라 태광실업 계열사인 정산개발이 시행한 김해와 진해의 아파트사업 서류도 가져간 것으로 알려졌다.

김해시 관계자는 “박 회장과 관련된 인허가에 대해서는 여러 차례 감사를 받았으나 문제가 없었다”며 “수사가 빨리 마무리돼 지역경제와 건설사업이 정상을 되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남도 행정부지사를 지낸 장인태 전 행정자치부 2차관이 22일 체포된 데다 김혁규 전 경남지사의 연루설이 나돌면서 지역 관가도 뒤숭숭하다.

장 전 차관은 김 전 지사 재임 시절 행정부지사를 지내다 김 전 지사가 2003년 12월 사직하고 한나라당을 탈당해 열린우리당으로 간 뒤 지사 권한대행을 지냈다.

이 같은 인연으로 2004년 6월 치러진 도지사 보궐선거에 열린우리당 후보로 나섰다가 한나라당 김태호 현 지사에게 졌다.

경남도의 한 간부는 “비교적 업무를 무난하게 수행한 지사와 부지사가 한꺼번에 거론돼 마음이 편하지 않다”고 말했다.

김해시 안동에 있는 태광실업 본사 직원들은 경영 여건과 나이키 본사와의 최근 관계 등을 묻는 질문에 극도로 말을 아꼈다. 태광실업 일부 임원은 최근에도 계속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김해=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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