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한양대 ‘보직 실험’… 부총장 공모

  • 입력 2009년 3월 4일 02시 54분


교수 평가委서 심사… 총장입김-나눠먹기 차단 효과

한양대가 교내 교수들을 대상으로 부총장 직을 공개 모집하는 등 ‘보직혁명’을 실험해 관심을 끌고 있다.

국내 대학에서 총장이 보직 교수를 직접 임명하거나 직간접 선거를 통해 임명하는 관행에서 벗어나 내부 공모로 고위 보직교수를 선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공개경쟁을 통해 능력이 검증된 보직교수를 뽑은 뒤 충분한 권한을 부여하고 거기에 상응하는 책임을 물어 대학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한양대는 지난달 23일 서울캠퍼스 부총장 공개모집 공고를 내고 3일 지원자 접수를 마감했다. 공모에는 모두 5명의 교수가 지원했다. 이들 부총장 후보는 1차 서류심사에서 구체적인 학교발전계획을 담은 전략기획서, 대외활동 경력, 연구업적 등을 평가받는다.

한양대는 3일 “과거 총장과 가까운 교수들에게 논공행상식으로 자리를 나눠주거나 보직 선출제로 인한 교내 파벌 조성 등의 부작용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부총장 선출 작업은 학장 추천을 받은 교수 7명(공대 3명, 의대 자연대 인문대 경영대 각 1명)으로 구성된 평가위원회에서 맡는다. 서류심사를 통과한 3명은 7일 2차 평가에서 ‘직무수행 계획’을 프레젠테이션 형식으로 공개발표하고 애교심과 전문성 등을 종합적으로 심사받게 된다.

배영찬 전략기획위원장은 “철저한 공개경쟁을 거치면서 동료 교수들에 의해 직무수행능력을 평가받기 때문에 대학개혁에 대한 명확한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며 “모든 절차가 공개되기 때문에 인사 불만이나 갈등이 줄어들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번 공모를 통해 선출되는 부총장은 2년의 임기가 보장되면 내년에는 안산캠퍼스 부총장도 공모제로 뽑는다. 한양대는 2년 뒤 부총장 공개 모집이 정착될 경우 부총장에게 일부 학장에 대한 인사권을 주고 처장 및 학장 등 보직도 공모방식으로 선출할 방침이다.

신광영 기자 neo@donga.com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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