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理知논술]언어영역/사실적 사고의 이해(1)

  • 입력 2009년 3월 2일 03시 00분


문단별 중심내용 요약 → 주제 - 핵심어 찾는 연습을

《대학수학능력시험의 평가 목표는 크게 ‘내용 영역’과 ‘행동 영역’으로 나뉜다. 내용 영역에는 듣기, 쓰기, 읽기가 해당한다. 행동 영역은 어휘·어법, 사실적 사고, 추론적 사고, 비판적 사고, 창의적 사고로 나뉜다. 수능은 모든 제재의 글에서 단순 암기에 의해 답할 수 있는 평가를 지양하고, 주어진 조건에서 문제를 추리, 분석, 해결하는 사고 능력을 주로 평가한다. 이때 가장 기본이 되는 행동 영역이 ‘사실적 사고’이다.

이만기 엑스터디 언어영역 강사》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말하는 사실적 사고란 무엇일까? 사실적 사고란 언어로 표현된 말이나 글을 정확히 파악하고 이해하는 능력과 사실에 맞게 언어로 표현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글의 내용이나 구성에 관계되는 모든 요소를 있는 그대로 이해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사항이 사실적 사고의 측정 요소가 된다. 다만 수능에서는 사실적 사고 능력을 기본적인 언어 능력으로 간주해 추론적 사고나 비판적 사고보다는 비중을 낮추어 측정한다. 수능의 정답률을 봐도 사실적 사고가 다른 사고 능력보다 높다.

사실적 사고 능력을 측정한 후 다른 사고 능력을 측정하는데, 인지적 문제의 발견과 해결, 언어적 과제의 해결 같은 탐구형 또는 수행형 문항은 이를 기반으로 출제된다. 또 다양한 통합형 문항 즉 교과 통합형, 생활 통합형, 영역 통합형, 제재 통합형, 매체 통합형 문항도 마찬가지다.

사실적 사고의 출제유형

● 위 글의 내용과 일치하지 않는 것은?

● 위 글로부터 알 수 있는 사실이 아닌 것은?

● 위 글에서 글쓴이가 다룬 핵심 문제로 알맞은 것은?

● ⓐ와 ⓑ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 <보기>의 ⓐ∼ⓔ 중 위 글에서 확인할 수 없는 것은?』

사실적 사고 능력은 주어진 제시문을 있는 그대로 파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따라서 수험생은 제시문에 주관적인 해석이나 비판 과정을 가하지 말고 정보들을 객관적으로 바라봐야 한다. 사실적 사고 능력을 평가하는 유형의 문제들은 대체로 제시문 속에 답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제시문을 읽고 난 뒤 글에 명시된 내용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면 고득점을 얻기 힘들다.

다양한 영역에서 출제되는 제시문에 익숙해지기 위해서는 풍부한 독서만큼 훌륭한 비법이 없다. 각 문단의 중심과 세부 내용을 구분해 꼼꼼히 읽으면서 문단별로 중심 내용을 요약하는 연습을 평소에 해야 한다. 또 각 문단마다 공통으로 들어 있는 인과 관계로 맺어진 정보, 비교·대조되는 정보를 파악하는 일은 글의 내용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사실적 사고는 비문학에서 주로 출제되며 글의 내용 파악이 기본이다. 주제와 핵심어 파악이 중추이다. 주제는 글쓴이가 글에서 말하고자 하는 주된 의도다. 제시문이 ‘무엇에 대하여 쓰고 있는가’를 알아보고 거기에 대한 답을 찾으면 바로 그것이 주제다. 핵심어는 글쓴이가 전달하고자 하는 주제를 가장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단어다. 핵심어는 글이나 문단에서 다른 정보에 비해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보통 자주 반복된다. 따라서 문단의 주제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핵심어를 찾아야 한다. 꼼꼼한 독해를 위해서는 별로 중요하지 않은 정보라도 소홀히 하지 말아야 한다. 글의 세부적인 부분까지 놓치지 말고 읽어야 답지의 일치 여부를 판별할 수 있다. 또 글의 여기저기에 제시된 정보를 정리할 수 있어야 한다. 부분과 부분을 떼어 놓고 생각하지 말고 서로 어떤 연관이 있는지 파악해 종합적으로 정리하는 일도 필요하다. 너무 쉽다고 해서 무심코 풀다가는 함정에 빠지기 쉽다는 점에 유의한다.

사실적 사고 중에서는 ‘내용의 사실적 사고’(세부 정보의 확인, 정보 간의 관계 파악, 중심 내용의 파악, 주제 및 제목의 파악)가 기본이다. 내용의 사실적 사고와 관련된 문제를 해결하려면 먼저 문제를 읽고 출제의도와 방향을 이해해야 한다. 특히 문제와 관련 있는 중요한 부분을 집중적으로 읽고, 그 다음에는 각 문단의 중심 내용을 간략하게 정리한다. 제시문의 마지막 부분과 첫 부분을 읽고 꼼꼼히 독해를 해야 하는데, 외국어 독해처럼 이해되지 않는 부분은 과감히 무시하는 것도 하나의 요령이다.

내용의 사실적 사고와 관련된 기본적인 문제는 바로 ‘세부 정보의 확인’이다. 이런 유형은 주어진 글에 언급된 정보나 내용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는가를 묻는 문제로 거의 모든 읽기 제재에서 출제된다. ‘내용의 일치·불일치 파악 문제’의 경우 각 문단에서 가장 중요한 정보를 묻는 형태이므로 대체로 답지가 문단 순서와 일치하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 일반적인 평가 원칙으로는 답지는 길이 순서, 시간적 전개 순서로 배열한다. 만일 홀수형이 짧은 것부터 배열했다면, 짝수형은 긴 것부터로 배열 순서가 바뀌기도 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답지를 길이순이 아니라 논리적, 체계적 순서로 배열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으니 유념해야 한다. 또 답지의 전체가 아닌 일부만 그릇된 진술로 이뤄질 수도 있으므로 제시문과 답지를 꼼꼼하게 대조하며 읽어야 한다.

‘세부 정보의 확인’ 다음으로 자주 나오는 부분이 ‘중심 내용의 파악’인데, 이는 세부적인 내용의 일치를 파악하는 것과 같다. 글쓴이의 집필 의도를 바탕으로 중심 화제를 파악해 내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중심 내용의 파악은 ‘(가)∼(마)의 중심 화제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처럼 바로 물을 수도 있지만, ‘위 글의 표제와 부제로 가장 적절한 것은?’ ‘위 글의 글쓴이가 상정하는 핵심적인 질문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같은 형태로 물을 수도 있다.

사실적 사고의 문제는 문두(발문)와 답지의 진술에서도 몇 가지 특징을 지닌다. 우선 문두란 문항에서 측정하고자 하는 바를 의문문의 형태로 진술한 부분인데, 사실적 사고는 ‘글 내용의 정확한 이해를 요구하는 문두(세부·전체 내용의 확인, 정보 간의 관계 파악)’ ‘글의 짜임과 요소 간의 관계를 파악하게 하는 문두(글 구조 파악, 논리적 관계 파악, 서술방식 파악)’로 유형화된다. 답지의 구성 방식도 ‘지문과 일대일로 대응하는 답지(문단의 핵심 파악)’ ‘지문 내용을 반복하는 답지(내용의 일치·불일치 여부 파악)’로 유형화된다.

다음 문제가 사실적 사고의 대표적인 유형이다.

200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13∼15번 지문(홀수형)

현대의 문장 부호는 독서 편의를 위해 사용하는 보조 기호의 일종이다. 일반적으로 문장의 의미를 명백하게 하거나 문장을 구별해 읽고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사용된다. 형태나 기능의 차이는 있지만, 옛 문헌에도 오늘날의 문장 부호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 것들이 있었다. 띄어쓰기를 거의 하지 않았던 옛 문헌에서 이런 부호는 더욱 요긴하게 쓰였다.

현대의 마침표나 쉼표의 기능을 하는 것으로 ‘○’이 있다. ‘○’은 찍힌 위치에 따라 그 기능이 달랐다. 세로쓰기를 했던 옛 문헌에서 글자의 오른쪽 아래에 찍힌 점은 구점(句點)이라 하는데 마침표와 비슷한 기능을 하였다. 글자 아래쪽 가운데에 찍힌 점은 두점(讀點)이라 하는데 쉼표와 비슷한 기능을 하였다. ‘구두점’이란 말은 여기서 유래한다. 단락이 끝나고 공백이 오는 경우처럼 문장이 끝났음이 명백할 땐 문장 뒤에 구점이 생략된다. 훈민정음해례나 용비어천가에 이런 구두점이 사용됐다.

‘○’은 새로운 단위의 내용이 시작될 때 쓰였다. 각각의 예문이나 단락, 조항이 시작하는 곳이나 화제가 전환되는 곳에 사용됐다.

주석을 달기 위해서는 ‘【 】’가 사용됐다. 단어나 구절의 뜻을 풀이하거나 보충 설명이 필요할 때 ‘【 】’ 안에 그 내용을 넣었다. 오늘날의 ( ), [ ]와 기능이나 형태가 유사하다. 다만 구점과 마찬가지로 단락이 끝나는 위치에서는 ‘】’가 생략된다.

은 앞 글자나 앞 어구와 동일함을 표시해 주는 부호인데, 인쇄본보다는 손으로 쓴 필사본에 더 많이 나타난다. 사전류에서는 설명 대상인 표제어가 용례로 반복돼 나타날 때 ‘―’로 대체했다. ‘〃’ 등은 바로 앞에 오는 글자나 어구의 반복만 나타낼 수 있는 데 비해 ‘―’는 위치에 상관없이 표제어에 해당하는 것이 그 자리에 들어감을 나타낸다.

이런 부호는 한문 문화권에서 널리 사용됐다. 우리 조상들은 이를 사용해 문자 생활을 다채롭고 정확하게 하였다. 구점은 한글 맞춤법 규정에 포함돼 세로쓰기를 할 때 마침표로 사용된다. ‘○’ ‘〃’은 규정에는 포함돼 있지 않으나 지금도 쓰이고 있다.

※이 글에 쓰인 옛 문헌의 부호들은 가로쓰기에 맞게 방향을 바꿔 제시한 것임.』

이 글은 옛 문헌에 사용된 문장 부호의 쓰임새를 구체적으로 서술한 설명문이다. 오늘날의 문장 부호와 유사한 역할을 했던 옛 문헌의 부호들로, 마침표나 쉼표와 비슷한 기능을 하였던 ‘○’, 새로운 단위의 내용이 시작될 때 쓰였던 ‘○’, 주석을 달기 위해 사용했던 ‘【 】’, 앞 글자나 앞 어구와 동일함을 표시하는 부호였던

를 소개하고 있다.

「13. 위 글의 중심 내용은?

① 옛 문헌에 쓰인 부호의 기원

② 옛 문헌에 쓰인 부호의 변화 과정

③ 옛 문헌에 쓰인 부호의 종류와 기능

④ 옛 문헌에 쓰인 부호의 현대적 수용

⑤ 옛 문헌과 현대 문헌의 문장 부호 비교」

[풀이] 이 글에서 글쓴이는 옛 문헌에 어떤 부호가 쓰였고, 그것들이 어떤 기능을 담당했는가를 설명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현대의 문장 부호와 비교했지만 중심 화제는 ‘옛 문장 부호의 종류와 기능’이다. 정답은 ③번(수험생들의 부정행위 방지를 위해 짝수형은 ③, ④번의 답지가 서로 바뀌어 있다).

④번은 다섯째 문단에 부분적으로 설명했으며 이 글의 중심 내용으로 보기 어렵다. ⑤번은 현대에 문장 부호가 쓰이는 것과 마찬가지로 옛 문헌에도 문장 부호가 쓰였다는 점이 이 글의 입장이기는 하지만 둘을 직접 비교하는 것은 중심 내용이라고 보기 어렵다.

여기서 발전하면 다음 문항처럼 추론적 사고로 나아간다. 수능은 주장과 근거의 파악이 주가 되니 말이다. 이처럼 사실적 사고를 기본으로 해 추론적 사고나 비판적 사고로 나아가는 것이다. 이 문제는 앞에서 말한 것처럼 짝수형의 경우는 답지의 배열 순서가 반대였다.

「14. ㉠을 사용한 이유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단어의 의미를 분명히 드러내기 위해

② 문장 간의 관계를 잘 나타내기 위해

③ 띄어쓰기의 기능을 대신하기 위해

④ 쓰기의 편의를 도모하기 위해

⑤ 글의 내용을 보충하기 위해」

[풀이] ㉠은 다섯 번째 문단에서 앞 글자나 앞 어구와 동일함을 표시하는 기능을 한다고 하였다. 이는 경제적이고 효율적으로 문장을 쓰기 위함이다. 따라서 정답은 쓰기의 편의를 도모하기 위해서라고 한 ④번.

인쇄본보다 손으로 쓴 필사본에 더 많이 나타난다고 한 글의 내용도 그런 추론을 가능하게 하는 근거가 된다. ①번은 단어의 의미를 분명히 드러내려면 부호로 대신하기보다는 오히려 되풀이해 쓰는 것이 나았을 것이다. ②번은 글자나 어구의 반복을 나타내므로 문장 간의 관계와는 무관하다. ③번은 동일함을 표시하는 부호가 있다고 해도 띄어쓰기의 효과가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정리하면 지문을 정확하게 정리하기 위해서는 세부적인 독해 전략이 필요하다.

첫째, 답지를 꼼꼼하게 읽어 제시된 내용을 파악한다.

둘째, 답지 내용을 지문 옆에 간단히 메모한 뒤 해당 내용을 찾으면서 지문을 꼼꼼하게 읽는다.

셋째, 해당 내용을 발견하면 답지와 하나하나 대조해 일치하지 않는 내용을 가려낸다. 답지 내용 전체가 잘못된 진술로 돼 있기보다는 일부분은 맞고 일부분은 틀리는 진술로 구성돼 있기 쉬우므로 꼼꼼하게 대조해야 정답을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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