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메트로 엿보기]‘청계천 관광마차’ 사라진 이유는?

  • 입력 2009년 2월 3일 02시 58분


市 “교통 방해에 안전 우려”

불법 아니라 영업 중단 설득

馬主 “봄되면 다시 달리겠다”

지난달 하이서울 페스티벌 겨울 축제가 끝나면서 서울 청계천을 순백색으로 장식했던 조명들이 모두 철거됐습니다.

그런데 또 하나 사라진 게 있습니다. 청계천이 시작되는 구간에서 손님을 기다리고 있던 ‘청계천 관광마차’(사진)입니다. 도심 한복판에서 살아 있는 말을 보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 희소성 때문에 언론이나 블로그 등에선 청계천의 명물로 소개되곤 했지요.

이 말들은 어디로 간 것일까요.

서울시 관계자는 “교통 체증을 유발하는 데다 안전 문제도 있어 자의적으로 영업을 하고 있던 마주를 설득해 더는 운영을 안 하기로 했다”고 말했습니다.

사실 청계천의 관광마차에 대해서는 그동안 의견이 분분했습니다. ‘색다른 경험’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있는 반면 ‘동물 학대’라고 민원을 제기하는 시민도 있었습니다. 서울시는 그동안 마차 영업을 중단하도록 꾸준히 노력해 왔지만 이를 제재할 법적 근거가 마땅하지 않아 고민이었습니다. 도로교통법상 마차도 차로 규정되어 있어 마차가 차도를 다니는 것은 불법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시는 관할 경찰서에 단속을 요청했지만 경찰은 “단속 근거가 없다”며 이를 거부했습니다.

그러자 시는 “마차가 차도를 다니는 것은 합법이지만 영리행위를 하는 데는 허가가 필요하다. 영업을 중단해 달라”며 마주를 설득해 왔습니다.

하지만 마차 주인인 민국현(59) 씨는 “미국 뉴욕 등 세계 대도시 어디를 가도 관광마차가 다니는데 왜 서울만 안 되느냐”고 항변했습니다.

민 씨는 날이 풀리는 봄이 되면 지금 강원 인제에 있는 말을 데리고 다시 청계천으로 돌아올 계획이라고 합니다. 청계천 관광마차 논란이 어떤 결말로 끝날지 궁금해지네요.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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