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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12월 18일 06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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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통연구원이 전남∼제주 해저 고속철도 건설 구상안(약도)을 제시해 그동안 전남도와 제주도가 추진해 온 완도 보길도∼제주 해저터널이 가시화될지 주목된다. 전남도와 제주도는 완도∼제주 해저터널 건설은 국토 균형발전과 관광 레저산업 활성화를 위해 꼭 필요한 사업이라며 정부에서 국가계획으로 채택해줄 것을 요청해왔다.》
▽서울에서 제주까지 2시간 반=한국교통연구원은 17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녹색성장과 철도’ 세미나에서 서울∼목포 호남고속철도를 제주도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이 방안은 목포∼해남∼보길도∼추자도∼제주도에 이르는 총연장 167km를 해상 및 해저로 연결하는 것. 목포∼해남 66km는 지상으로 건설하고 해남∼보길도 28km는 해상교량으로, 보길도∼추자도∼제주 73km는 해저터널로 건설하는 방안이다.
교통연구원은 호남∼제주 해저고속철도의 설계속도를 호남고속철도와 같은 시속 350km로 하면 서울에서 제주까지 2시간 26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호남고속철 분기역인 충북 오송에서 제주도까지는 1시간 40분, 목포에서는 40분이 걸릴 것으로 예측했다.
해저터널 구간 해저의 최대 수심은 120m 수준으로 현재의 기술로 건설이 가능한 것으로 분석했다.
이 구간 사업비는 14조6000억 원, 사업 기간은 타당성 조사부터 사업 완료까지 11년 정도가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교통연구원은 목포∼제주 노선을 건설할 경우 44조 원의 생산유발 효과와 34만 명의 고용창출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타당성 조사를 거쳐 국책사업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국가계획 채택 요청=호남∼제주 해저고속철도 건설 구상은 이번이 세 번째로 발표되는 것이다. 지난해 9월 전남도와 제주도가 완도∼제주 해저터널 건설 공동 추진 계획을 발표했고 10월 한국도로공사가 국회 국토해양위 국정감사에서 완도∼제주 연결도로 용역 검토 사실을 밝혔다.
박준영 전남지사와 김태환 제주지사는 당시 대정부 건의문을 통해 “해저터널이 뚫리면 신해양시대의 중심지로 부상하고 있는 전남과 제주특별자치도의 발전을 획기적으로 앞당길 수 있다”며 “건설에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만큼 정부 참여가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홍석태 전남도 건설재난방제국장은 “해저터널 성사 여부는 정부의 의지에 달렸다”며 “건설 타당성과 국책사업의 필요성을 알리기 위해 내년 상반기에 제주도와 함께 국제심포지엄을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해저터널이 건설되면 제주지역은 항공, 여객선 외에 새로운 접근로가 생겨 교통비와 물류비가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양치석 제주도 교통항공정책과장은 “제주를 오가는 90% 이상이 항공편을 이용하고 있는데 기상이 악화될 경우 발이 묶여 ‘고립무원’ 상태가 된다”며 “해저터널은 제주의 교통환경과 관광패턴에 상당한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