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광주/전남]타는 들녘,타는 농심

  • 입력 2008년 10월 2일 07시 30분


거북등처럼 갈라진 바닥극심한 가을가뭄으로 저수율이 낮아지면서 지난달 29일 전북 임실군 강진면 옛 섬진강댐 바닥이 거북등처럼 갈라졌다. 연합뉴스
거북등처럼 갈라진 바닥
극심한 가을가뭄으로 저수율이 낮아지면서 지난달 29일 전북 임실군 강진면 옛 섬진강댐 바닥이 거북등처럼 갈라졌다. 연합뉴스
전남북 9월이후 비 거의 안내리고 이상고온까지 겹쳐

배추-무 등 밭작물 초비상… 내년 봄농사 차질 우려도

가을 가뭄이 심상치 않다.

전남북 지역에 9월 이후 비가 거의 오지 않아 배추, 무 등 밭작물 피해는 물론 내년 봄 영농 차질마저 우려되고 있다.

올해 들어 9월 말 현재 전남지역 강우량은 915.5mm로 지난해 같은 기간 1506mm의 60% 선이고 전북도 795.6mm로 예년 평균의 70% 수준에 그쳤다.

전남의 8∼9월 강우량은 203.7mm로 지난해 같은 기간 804.5mm보다 600mm가 적고 전북은 9월 강수량이 20∼30mm에 그쳐 지난해 9월의 10%에도 못 미친다.

3500여 개 전남 저수지의 평균 저수율은 72%로 지난해 평균 91%보다 훨씬 낮고 2273개 전북 저수지의 저수량도 48%로 평년 70%보다 22%포인트 낮다.

나주, 장성, 담양, 광주댐 등 전남 4대호 평균 저수율도 46%로 뚝 떨어졌고 전북 최대 다목적댐인 용담댐은 40.4%, 섬진댐은 16%로 바닥을 드러냈다.

정읍 칠보발전소는 섬진댐 물 부족으로 발전용수 공급이 중단됐다.

이 때문에 앞으로 700mm 이상의 비가 내리지 않을 경우 내년 봄 모내기에 차질을 빚지 않을지 우려된다.

한국농촌공사 전남지역본부 관계자는 “겨울에는 농업용수가 필요치 않아 큰 문제는 없지만 내년 2월까지 많은 비가 내리지 않을 경우 내년 농사에 타격이 예상돼 하천 등에 보를 쌓고 물을 확보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가뭄에다 이상 고온 현상까지 겹치면서 김장철을 겨냥해 파종한 무와 배추 등 밭작물은 성장률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

지난달 나주, 영암 채소 재배농민들은 6만6116m²에 파종한 배추와 무 가운데 20% 정도를 갈아엎고 알타리무를 다시 심었다.

농민들은 밭작물 토양수분 함량이 작물 재배 유효 함량대인 70%에 미치지 못해 생육이 부진하고 병충해까지 기승을 부려 추가 부담을 감수하고 대체작목을 심었다.

영암군 시종면에서 배추와 총각무 7만3000m²를 재배하는 신모(51) 씨는 “가뭄으로 지금까지 갈아엎은 피해액이 2000여만 원에 이른다”며 “스프링클러를 작동하는 기름값이 하루에 10만 원 정도 들어 빚만 늘고 있다”고 한숨지었다.

전남도는 가뭄 피해가 우려되는 1만705곳 4464ha에 관정, 스프링클러, 하천수를 통해 급수에 나서는 등 가뭄 대책을 마련했다.

평균 저수율이 39%에 불과한 영암군은 가뭄 피해 우려 지역에 대한 실태 조사를 벌이는 한편 양수장비를 총동원하고 있다.

해남군도 장기적인 가을가뭄에 대비해 문내 산이 화원 황산면 등 겨울배추 주산지의 관정 시설을 집중 점검하는 등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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