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me TOWN]“엄마, 운동하러 가자”

  • 입력 2008년 8월 4일 03시 02분


《“자, 허리를 굽혀서 손끝이 발에 닿게 해 보세요. 하나, 둘, 셋, 넷…….”

7월 31일 오후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있는 한 어린이 전용 운동 클럽. 열 명 남짓한 4, 5세 어린이들이 강사의 지시에 따라 몸 풀기 스트레칭에 한창이다. “잘했어요. 이번엔 앞구르기를 해볼까요? 머리를 숙여 몸을 둥글게 만들면서 앞으로 구르는 거예요.”

눈을 동그랗게 뜨고 강사의 시연을 지켜본 아이들이 매트 위에서 구르기를 시작한다. 세 명의 강사 중 한 명은 아이가 다치지 않게 옆에서 잡아주고, 다른 강사는 방금 구르기를 마친 아이와 손뼉을 마주치며 큰 소리로 칭찬의 말을 해 준다. 다음 코스인 평균대로 아이들을 안내하는 것은 또 다른 강사의 몫이다. 운동을 시작한 지 30분 만에 아이들의 이마와 콧잔등에는 땀이 송글송글 맺혔다.

체육관 방청석에 설치된 전용 부스에서 아이들의 운동 장면을 지켜보던 부모들은 자녀와 눈이 마주칠 때마다 박수를 치거나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격려했다.》

미취학·초등 저학년 중심 어린이 전용 운동 프로그램… 체력 단련에 정서 안정 효과까지

○ 놀이로 시작해 학교 체육 기본 다져

‘Prime TOWN’ 기사목록

▶ “엄마, 운동하러 가자”

▶ 우등생은 방학을 어떻게 보내고 있을까?

▶ 재능수학교실/문제 푸는 방법 찾기(4)

▶ 특목고 준비생의 여름방학 전략

▶ 자연계 영재교육 따라잡기

▶ TESL 완전 정복 <1> TESL이란 무엇인가?

▶ 상두야 대학가자<19>사회탐구영역 빈출 개념 정리

▶ 수능 영역별 문제집 활용법

▶ “점수따기 좋다고?”실력-전공 따져 선택과목 잡자

▶ 수험생이 궁금해하는 입시문답

▶ 영어로 대학가기/IELTS 독해영역 공략법

▶ ‘코미인’ 되려다 ‘마녀 코’ 된다!

▶ 코성형의 진실, Yes! or No!

▶ Before & After/주름, 리프팅 전문클리닉 체험기

▶ 심하게 물 만난 피부 어떻게 대처할까?

▶ 영어 동화책? 이제 ‘해리포터’도 원서로 읽어요!

▶ 알짜 학습 정보

최근 강남과 분당 지역에 거주하는 미취학 아동과 초등학교 저학년 자녀를 둔 부모들을 중심으로 어린이 전용 운동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일반 가정에는 설치하기 어려운 다양한 운동기구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은 어린이 전용 운동 프로그램의 가장 큰 매력이다. 이 클럽의 경우 농구대, 트램펄린, 그네, 뜀틀, 평균대, 매트 등 운동기구 종류만 어림잡아 100가지가 넘는다. 매주 운동기구의 배치가 바뀌어 아이들은 싫증내는 일 없이 다양한 체육 활동을 할 수 있다.

냉난방이 완비된 자체 체육관을 이용하기 때문에 요즘 같은 무더위나 한겨울 추위에도 지장 없이 운동을 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어린이 전용 운동 클럽인 마이짐 청담점 이윤주 실장은 “운동할 공간이 마땅찮은 주변 아파트촌 학부모들이 많이 찾는다”며 “두 돌 전후로 엄마와 함께 하는 운동 프로그램으로 시작해 4세 이후부터 강사와 함께 하는 그룹 프로그램으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아이의 발육 단계에 맞춰 운동의 강도와 난도를 조절하기 때문에 미끄럼이나 그네 타기 같은 놀이 중심의 간단한 운동부터 뜀틀, 구르기, 이어달리기 같은 학교체육의 기본까지 익힐 수 있다. 강사들은 대부분 사회체육학 전공자나 운동선수 출신이라 전문적이고 안전한 지도가 가능하다.

부모들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아들 이동현(4) 군을 어린이 전용 운동 클럽에 보내는 이지선(36·여·서울 강남구 청담동) 씨는 “운동으로 에너지를 충분히 소진시키기 때문인지 아이가 식사량이 늘었고 잠도 깊게 잔다”며 “클럽에 가는 날이면 아침부터 동현이가 ‘빨리 운동 가자’며 성화”라고 말했다.

현재 강남 지역을 중심으로 마이짐, 지그재그 클럽, 짐아이덴, 클럽 아이엔제이 등의 업체가 어린이 전용 운동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회당 한 시간씩 주 2회 그룹지도를 받는 데 들어가는 비용은 월 15만 원 선. 또래 친구보다 체력이나 운동신경이 많이 떨어지는 아이에게 적합한 일대일 맞춤형 프로그램은 10시간 지도에 50만 원 선으로 그룹 지도에 비해 비싼 편이다.

○ 사회성 길러주고 정서 안정 효과도

운동 프로그램은 아이의 사회성을 길러줄 뿐만 아니라 정서를 안정시키는 효과도 있다. 특히 요즘 같은 무더위에는 집 안에만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아이의 짜증이 많아지기 쉽다. 이럴 때 규칙적인 신체활동을 하면 스트레스를 자연스럽게 발산시켜 아이의 정서 안정에 좋다. 또래 친구들이나 강사와 함께 땀을 흘리고 몸을 부딪치는 과정에서 내성적인 성격도 바뀔 수 있다.

요즘은 여름방학을 맞아 초등학교 저학년생을 중심으로 ‘학교 체육 프로그램’을 수강하는 경우도 많다. 공부 때문에 학기 중에 제대로 챙기지 못한 체력을 방학 기간에 보강하고 체육 과목의 실기 능력을 키울 목적에서 클럽을 찾는다.

학교 체육 프로그램에서는 학년별 체육 교과 진도에 맞춰 달리기, 구르기, 줄넘기, 뜀틀 등을 배울 수 있으며 학기 중에 체육 실기를 앞두고는 관련 기술이나 요령을 집중적으로 지도받을 수도 있다. 학교 체육 프로그램의 월 수강료는 8만∼9만 원 선.

2, 3개월 과정으로 축구, 농구, 인라인스케이트, 발레 등 개별 종목의 기술을 집중적으로 전수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클럽도 있다. 일부 클럽은 주말에 인근 학교 운동장 등에서 정기적으로 클럽 간 축구나 농구 경기를 열기도 한다.

초등학교 3학년생 아들을 둔 이주영(34·여·경기 성남시 분당구) 씨는 “덩치에 비해 체력이 약한 아이가 운동을 꺼려 학교 체육 프로그램에 보내기 시작했다”며 “3개월쯤 됐는데 요즘은 아이의 태도도 적극적으로 바뀌고 표정도 밝아져 매우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우정열 기자 passio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