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 전화, 겪어보니 죽을 지경이죠?”

  • 입력 2008년 7월 10일 02시 59분


‘광고주 협박’수사 검사실에 항의전화 빗발

피해조사 받으러 왔던 기업관계자 “쯧쯧”

8일 오후 서울중앙지검 인터넷 신뢰저해사범 전담수사팀이 위치한 11층 조사실.

일부 누리꾼에게서 “동아일보 조선일보 등에 낸 광고를 중단하지 않으면 불매 운동을 하겠다”는 협박 전화를 받은 광고주인 모 업체 관계자가 검찰에 출석해 피해자 조사를 받았다.

공교롭게도 당시 검사실에는 전화가 빗발쳤다. 검찰 관계자는 “전화가 하도 많이 걸려 와 업무를 못할 지경”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후 검찰이 인터넷 사이트 등에 신문사 광고 중단을 협박하는 악의적인 내용의 글을 반복적으로 게재한 누리꾼 20여 명을 출국 금지한 사실이 알려지자 일부 누리꾼이 조직적으로 항의 전화를 건 것.

누리꾼들은 인터넷 사이트에 동아일보 등의 광고 중단 협박 행위의 주임 검사 이름과 사무실 직통 전화번호를 올려놓고, 집단적으로 항의 전화를 걸 것을 독려하기도 했다.

이들은 검사실로 전화를 걸어 “왜 수사를 하느냐”고 항의하기도 했다. 일부는 폭언과 욕설까지 했다고 한다.

옆에서 이 장면을 지켜보던 업체 관계자는 검사에게 “(누리꾼의 집단 협박 전화를) 겪어 보시면 죽을 지경인 줄 아실 것”이라고 말했다.

김수남 서울중앙지검 3차장은 “검사실도 이 정도인데, 전화 주문이나 상담을 주된 영업 형태로 하는 업체는 얼마나 피해가 클지 검사들이 체감하고 있다”며 “광범위한 피해 실태 조사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원수 기자 need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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