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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5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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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비교에서 우리나라 학생들의 과학 실력이 계속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고교 생물 교과서의 실험과제가 적어 학생들의 자발적인 문제해결 능력을 높이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최근 발간한 ‘교육과정평가연구’에 따르면 곽대오 경상대 교수팀이 고교 생물Ⅰ·Ⅱ 교과서 각 8종을 분석한 결과 교과서별 평균 실험 수는 각각 9.3건, 16.3건에 불과한 것으로 28일 밝혀졌다.
특히 생물Ⅰ의 경우 총 80건의 실험 가운데 51건(63.8%)이 과학적 사실과 법칙을 실험을 통해 확인하는 ‘탐구실험’이었다. 반면 학생 스스로 가설을 세우고 문제 해결방법을 고안하는 ‘연구실험’은 1건(1.2%)에 불과했다.
생물Ⅱ에서도 총 131건의 실험 가운데 탐구실험이 66건(50.38%)이었고, 연구실험은 6건(4.58%)이었다.
실험 전 활동이나 실험 후 토론을 유도하는 경우도 매우 적었다. 생물Ⅰ·Ⅱ 교과서 모두 실험 전 활동은 아예 없었고, 실험 후 토론을 유도하는 내용도 각각 9건(11.3%), 13건(9.92%)에 그쳤다.
학생들이 직접 가설이나 문제를 설정해 볼 기회도 드물었다. 가설을 설정하는 실험은 생물Ⅰ·Ⅱ 교과서에서 각각 0건, 1건이었고, 문제를 설정하는 실험은 각각 2건, 3건이었다.
지난해 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2006년 학업성취도 국제비교연구(PISA)에서 우리나라 학생의 과학 실력은 7∼13위로 2000년 1위, 2003년 4위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언어와 수학 경쟁력이 최상위권을 유지한 반면 과학 경쟁력이 추락한 것은 창의성 및 문제해결 능력을 키우지 못하는 주입식 교육 때문이란 지적이 나온다.
실험의 단원별 편중 현상도 나타났다. 생물Ⅰ의 경우 영양소와 소화, 순환 단원의 실험 수는 평균 2.9건, 2.5건인 반면 생명현상의 특성, 유전, 생명과학 등의 단원에서는 평균 실험 수가 1건에 못 미쳤다.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