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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5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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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와인은 수수하고 성숙한 와인은 미묘합니다. 와인은 인간이 만든 최고의 음료입니다.”
‘와인 황제’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미국의 와인평론가 로버트 파커(61) 씨는 28일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와인은 전 세계를 묶어줄 수 있는 긍정적인 매개체”라며 이같이 밝혔다.
세계 정상급 와인평론가로 인정받는 파커 씨는 100점 만점의 ‘파커 포인트’를 고안해 이름을 알렸다. 그의 평가가 와인 값을 결정할 정도로 와인업계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파커 씨는 “한국 음식이 와인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라며 “소비뇽 블랑 같은 품종은 김치처럼 매운 한국 음식에도 잘 어울린다”고 강조했다.
“흔히 레드와인은 고기와, 화이트와인은 생선과 먹어야 한다고 믿는 경향이 있는데 내 경험으로는 레드와인이 생선과 더 어울렸던 적도 있습니다. 유연한 자세로 와인에 접근했으면 합니다.”
와인 평론을 시작한 계기에 대해서는 “1967년 여자친구를 만나러 프랑스에 갔다가 ‘콜라보다 와인이 싸서’ 즐겨 마시게 된 것이 시작”이라며 “1978년 본격적으로 평론을 시작했고 1982년 기존 평론가들과는 다른 의견을 낸 것이 와인애호가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좋은 와인을 좋은 음악에 비유했다. 간결하고 순수하면서도 자신이 갖고 있는 독특함을 잘 표현해야 한다는 것이다.
“와인은 조화와 균형이 중요합니다. 산도와 알코올이 완벽하게 균형을 이룬 와인이 좋은 와인입니다.”
파커 씨는 이날 간담회 자리에 1987년 한국에서 입양한 딸 마이어(21) 씨를 데리고 나왔다. 그는 “생후 3개월일 때 입양한 딸도 본인이 한국인인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아직은 나처럼 미각을 발달시키지 못했지만 미각을 키우라고 1987년산 와인을 몇 상자 사줬다”고 말했다.
삼성카드와 장기 파트너십 계약을 하기 위해 27일 내한한 파커 씨는 29일과 30일에 신라호텔에서 열리는 ‘와인 갈라디너’에서 초청 인사를 대상으로 자신이 고른 와인을 선보인다.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