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어제 한 연구 오늘 강의하니 학생들 좋아해”

  • 입력 2008년 5월 27일 07시 39분


대구대 ‘베스트 티칭 프로페서’ 산림자원학과 권태호 교수

“아, 기분 좋죠!”

대구대 산림자원학과 권태호(51) 교수는 요즘 강의 준비가 더욱 즐겁고 책임감도 커졌다.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를 졸업하고 1987년 대구대 교수로 부임해 지금까지 20여 년 학생들과 부대끼지만 그의 머릿속에는 ‘좋은 강의’가 떠나질 않았다.

권 교수는 최근 학교 측이 마련한 ‘베스트 티칭 프로페서’에 뽑혔다. 그를 비롯해 박충선(가정복지학과) 정인호(국어국문학과) 구남진(미술디자인학부) 교수 등 13명이 이번에 선정됐다.

“요즘 학생들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정보량도 많아서 그런지 수업 시간에 기대하는 것도 많아요. 어떤 내용이 학생들의 욕구를 만족시킬 수 있을까 계속 고민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는 “연구와 강의 등 두 가지를 모두 잘하기는 어렵다고들 하지만 꼭 그렇지도 않다”며 “연구를 하면서 알게 된 새로운 흐름이나 내용을 수업 시간에 적극 활용하면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권 교수의 수업을 들었던 한 학생은 “교수님을 평가한다기보다는 잘 가르치려고 노력하는 모습에 학생으로서 박수를 보낸 것”이라고 말했다.

권 교수는 상금으로 받은 100만 원을 장학금으로 내놓기도 했다.

대구대가 이 상을 만든 때는 2004년 10월. 1년 동안 강의를 들은 학생을 대상으로 5가지 항목으로 된 평가표를 만들어 5점 만점으로 점수를 매긴다.

이번 선정까지 모두 77명이 ‘잘 가르치는 교수’로 뽑혔다. 선정된 교수에게는 격려금 100만 원을 준다.

5년째 시행하고 있지만 교수들 사이에 ‘잡음’은 없다. 평가 과정이 투명하고 공정하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대학가에 강의 평가를 둘러싸고 논란까지 벌어지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들 교수가 공통적으로 말하는 좋은 수업의 조건은 ‘열정’과 ‘현장감’이었다.

지난해 3월 부임한 토목공학과 이영우(38) 교수는 1년 만에 이 상을 받았다. 울산시에서 교통 분야 전문직으로 3년 근무한 이 교수는 “학생들이 이론보다는 현장감 있는 수업을 원한다”며 “시청에서 일할 때 익힌 현장 중심의 업무가 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2006년에 이 상을 받았던 과학교육학부 임성민(37) 교수는 “학회나 외부 활동으로 바쁘지만 알찬 수업을 위해 더 철저히 준비를 하게 된다”며 “학생이 만족스러워하는 모습을 보면 정말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대구대의 목표는 460여 명의 교수가 모두 이 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 이용두 총장은 “대학의 내실은 수업 분위기가 어떤지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정확히 가늠할 수 있다고 본다”며 “교수와 학생이 힘을 모아 좋은 수업을 하면 사제의 정도 돈독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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