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노숙인에 몸살앓는 복지관

  • 입력 2008년 5월 14일 02시 59분


성남 중원노인복지관 민원인들에 횡포 골머리

경기 성남시의 한 공공기관이 노숙인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 단순한 몸살 정도가 아니다.

노숙인들은 주민 휴식공간을 차지한 채 공무원에게 시비를 걸거나 각목까지 휘두르는 등 무법천지로 만들고 있다.

6일 오전 10시경 성남시 성남동 중원노인종합복지관 1층의 주민센터. 노숙인 A(38) 씨가 갑자기 들어와 고성을 지르며 난동을 부렸다.

민원인 3, 4명이 황급히 자리를 피했고 A 씨는 직원에게 잡혀 밖으로 끌려 나갔다. 그는 30분 뒤 다시 행패를 부리다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다.

주민센터 관계자는 “직원이 사무실 옆에 있던 노숙인들의 이불을 치우자 대표 격인 A 씨가 그런 것 같다. 민원인에게 돈을 요구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곳에 주민센터와 복지관이 개관한 것은 지난해 9월. 지하 3층, 지상 4층 규모. 건물 곳곳에 광장과 벤치, 인공계곡 같은 휴식공간이 마련됐다.

노숙인 10여 명은 3월경부터 몰려왔다. 이들은 휴식공간을 차지한 채 술을 마시거나 목욕을 했다.

또 여직원이 오가는 건물 복도에서 소변을 보거나 주차된 차량에서 물건을 훔치기도 했다.

복지관 근처의 가게 주인 김모(45·여) 씨는 “날이 풀려 장사가 좀 되려고 하는데 노숙인 때문에 매출이 좀처럼 오르질 않는다. 대책이 없겠느냐”며 울상을 지었다.

복지관 관계자는 “경찰과 협의도 해 봤지만 특별한 위법행위가 없으면 단속이 어렵다”며 “바로 근처에 쉼터가 있는데도 노숙인들이 가려고 하지 않아 답답하다”고 말했다.

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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