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전 7시38분경 경기 광주시 초월면 제2중부고속도로 하행선 경안나들목에서 대전방향으로 4km가량 떨어진 갓길에 세워져 있던 뉴그랜저 승용차 안에서 박모(48) 씨와 김모(50)씨 등 2명이 숨져있는 것을 한국도로공사 직원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조사결과 이들은 고교 선후배 사이로 박씨는 골프의류 판매업을 하고 김씨는 이비인후과 의사로 밝혀졌으며, 이날 원주의 한 골프장으로 골프를 치러가던 중이었다.
발견 당시 차량은 운전석 창문이 열린 채 비상등을 켠 상태로 시동이 걸려 있었고, 이들에게서 외상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이들이 타고 있던 차 주변 도로바닥에 구토 흔적이 발견됐으나, 차안에서 유서나 약물 등은 발견되지 않았다.
박씨는 숨지기 직전인 오전 6시30분경 자신의 휴대전화로 광주소방서 119구급센터로 전화를 걸어 "숨쉬기가 힘들다. 경안부근이다"라며 구조요청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광주소방서 관계자는 "술에 취한 사람처럼 부정확한 발음의 남자가 '제2중부고속도로다. 약물을 복용했다'며 구조를 요청해 하남소방서로 즉시 연락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신고를 받고 출동한 하남소방서 구조차량이 현장을 못 찾아 도로공사에 협조요청을 했고, 도로공사 순찰차량이 오전 7시38분경 박씨 등이 탄 차량을 발견했다.
광주경찰서는 차안에서 발견된 유류품과 차량, 구토물 등을 수거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정밀감정을 의뢰하는 한편 부검을 통해 음독 여부 등 정확한 사인과 사건 경위를 조사키로 했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단서가 될만한 특이점은 찾지 못했다"며 "유족과 주변 관계자들을 상대로 사망한 이들의 최근 행적 등을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광주=남경현기자 bibul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