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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3월 9일 20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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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이 살해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인 경찰은 전직 유명 프로야구 선수 이모(41) 씨가 사건에 연루된 정황을 잡고 이 씨의 행방을 좇고 있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9일 김모(46·여) 씨와 김 씨의 세 딸이 지난 달 18일부터 연락이 끊긴 채 사라졌다는 김 씨의 친척의 신고를 받고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김씨 가족의 카드 사용내역 등을 확인한 결과 김씨와 둘째, 셋째 딸은 함께 집에 있다 실종됐고, 외출했던 대학생 큰딸은 같은 날 밤 자정경 친구들과 헤어진 뒤 연락이 두절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서울 마포구 창전동에 있는 김 씨의 아파트 폐쇄회로(CC)TV 화면에서 18일 오후 9시 50분에서 오후 10시 반 사이 모자를 눌러 쓴 남자가 세 차례에 걸쳐 여행 가방을 옮기는 모습을 찾아냈다.
경찰은 또 이 남자를 직접 봤다는 인근 주민의 진술도 확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 주민은 경찰에서 "지난 달 중순경 김 씨의 아파트 앞에서 40대로 보이는 남성이 주차불가 구역에 승용차를 세워둔 채 큰 가방과 함께 승용차 앞에 서 있었다"며 "가방이 사람도 들어갈 만큼 커서 정확히 기억하고 있으며 남자의 행동이 수상해서 차량번호를 적어뒀다"고 진술했다.
이 주민이 적어놓은 번호의 차량은 실종된 김 씨 소유의 승용차로 확인됐으며 김 씨의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발견됐다.
경찰은 아파트 CCTV를 통해 김 씨가 실종된 지 이틀 뒤인 지난달 20일 한 남성이 이 승용차를 주차장에 세워둔 뒤 황급히 빠져나가는 것을 확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차량에 대해 정밀감식을 벌였지만 이미 깨끗하게 세차 돼 있어 혈흔이나 다른 흔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경찰 조사 결과 김 씨는 서울 은평구 갈현동에서 횟집을 운영하고 있으며 2년 전부터 전직 유명 프로야구선수 이 씨와 가깝게 지낸 것으로 밝혀졌다.
김 씨의 횟집 종업원 최모(40) 씨는 "김 씨가 이 씨에게 핸드폰을 사주고 요금까지 내 주고 있다는 말을 김 씨로부터 들었다"며 "김 씨의 오빠는 김 씨와 이 씨가 만나는 것을 반대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또 실종 다음날인 지난달 19일 이 씨의 고향인 전남 화순군의 한 야산에서 김씨 셋째 딸의 휴대전화가 켜졌던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이 씨의 고향인 전남 화순으로 수사팀을 급파하는 한편 휴대전화 신호가 잡힌 화순군 야산 일대를 수색하고 있다.
경찰은 이 씨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내리는 한편 사건 당일 김씨의 아파트 CCTV 화면에 가방을 옮기는 모습이 찍힌 남성이 이 씨인지 확인하기 위해 CCTV 분석 작업을 벌이고 있다.
경찰은 김 씨가 실종되기 직전 김 씨의 1억 7000여만 원짜리 예금이 해지된 사실을 확인하고 은행 직원들을 상대로 돈을 인출한 사람의 신원을 파악하고 있다.
김 씨의 측근은 "김 씨가 현금이 필요하다며 지난 해 말 자신의 소유이던 3억 5000만 원 홍제동의 아파트를 팔고 1억 6000만 원에 현재 아파트를 전세로 얻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김 씨가 이 씨와 함께 집을 보러 다니기도 했다"고 말했다.
한편 김 씨의 남편은 지난 해 6월 말경 한 여관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으며 우울증과 의처증을 앓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혜진기자 hyejin@donga.com
김상운기자 su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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