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理知논술]중학생 논술 클리닉

  • 입력 2007년 12월 24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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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주 논제

글 (가), (나)에 나타나는 공통점을 설명하고, 오늘날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를 개인적 차원 또는 사회적 차원 중에서 한쪽의 관점을 선택해 각자의 견해를 600자 내외로 논술하시오.

▶지난주 제시문은 easynonsul.com에 있습니다.

■ 학생글

박예언·충남 금산군 금산여자중학교 3학년

자본주의의 가장 큰 문제점은 이기주의에서 나온다. 사회 전체를 향한 것이 아니라 자기 또는 자기가 속한 집단에 이익이 되는지만을 보고 판단하는 것이다. 자본주의는 개인의 자유를 인정하지만 사회주의같이 전체적인 모두의 이익을 보장하지는 못한다.

글 (나)에서와 같이 과도한 이윤 추구로 경쟁이 일어나고, 이 경쟁을 감당하지 못하면 낙오자가 된다. 또한 경쟁에서 살아남는다고 해도 그것이 지속된다는 보장도 없어 커다란 근심이 될 뿐만 아니라 불필요한 낭비와 부족 현상이 동시에 일어날 수도 있다. 자본주의는 획일화된 체제가 아니라 다양성을 인정함으로써, 이기주의가 팽배한 속에서 나눔과 협력이 이뤄지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문제의 근본이 되는 이기주의를 없애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자신의 이익과 직접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개인의 도덕성에 맡기기가 어렵다. 가장 먼저 사회제도를 만들어 무분별한 경쟁을 제재하고, 나무보다 숲을 보는 안목을 기르도록 해야 한다. 또, 자라나는 어린이들부터 도덕을 가르쳐 옛 전통사회 때의 배려심을 배우도록 해야 한다. 자유와 다양성은 인정하되 자기만 생각하는 욕심이 없을 때, 모두가 함께 발전하는 자본주의가 실현될 수 있다.

강동우·경남 진주시 진주봉원중학교 3학년

자본주의는 원래 소비를 위한 생산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지금 우리의 자본주의를 보면 ‘소비를 위한 생산’이 아닌 ‘이윤을 위한 생산’을 하고 있다. 왜냐하면 경쟁에 의해 몰락하지 않으려면 끊임없이 생산을 늘려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자연 자원이 낭비되고 있다.

또한, 자본주의는 생산과 소비가 일치해야 한다. 하지만 지금의 현실은 생산과 소비가 일치하지 않고 있다. 왜냐하면 생산 계획이 사회의 입장이 아닌 기업의 입장으로 세워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소비의 불균형이 생겨나고 있다. 마지막으로 자본주의는 사회문제를 일으켜서는 안 된다. 하지만 여러 가지 사회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왜냐하면 사회문제는 개인이나 기업이 해결하기에는 너무 어려운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새로운 사회문제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

따라서 이런 모순을 해결하려면 생산력을 줄여야 한다. 생산력을 줄이게 되면 생산과 소비의 불일치가 점점 줄어들 것이고 생산의 질을 높이는 계획이 세워져 자원의 낭비를 막을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이윤을 위한 생산도 차차 소비를 위한 생산이 될 것이다. 또한, 국가가 적극적으로 시장에 개입해야 한다. 그렇게 된다면 실업 문제나 임금 문제, 도시환경 문제 등이 복지 정책을 통해 어느 정도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 총평

논술의 생명은 논증 명확성… 주장 정확히 전달해야

20세기 초 세계는 하루가 다르게 변화했다. 그 변화의 중심에는 이념을 둘러싼 혁명과 과학 발전, 경제 발전이 있었다. 특히 경제가 발전하고 인간이 물질적 풍요를 누리기 시작하면서, 사람들은 인류가 영원히 풍족하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졌다. 그러나 이런 기대도 잠시, 세계 경제 공황이 찾아오면서 전 세계는 큰 혼란에 직면했다. 경제 공황은 인간의 삶 자체를 뒤흔들며 자본주의 경제체제가 갖고 있는 심각한 문제를 보여 줬다.

이번 논제는 ‘세계 경제 공황’이라는 특정 사건을 중심으로 전개할 사항은 아니지만, 경제 공황이 자본주의의 모순을 여실히 드러내 보인 대표적인 사건이기에 잠시 언급했다.

자본주의 경제체제는 개인의 능력에 따라 무한한 발전을 이룩할 수 있는 경제 체제다. 반대로 ‘수요와 공급’이라는 기본적인 경제 순환의 원리가 조금이라도 깨질 경우 큰 문제를 불러오기도 한다. 그렇기에 이번 제시문을 통해 자본주의의 기본적인 원리를 재정립하고, 앞서 제기한 사항과 같은 모순이 발생하는 원인에 초점을 맞춰 그 해결책을 정리해야 한다. 다시 말해 편향된 성장 지수에 따라 생산량을 무차별로 증대시킨 결과 경제 순환의 고리가 공급의 측면으로 쏠려, 소비자가 만들어진 상품을 다 소비하지 못하자 생산자는 파산할 수밖에 없었다는 세계 경제 공황의 원인과 결과를 알아야 한다. 즉, 수요와 공급의 관계가 적절한 견제와 균형의 관계로 맺어지지 못하고 일방적 종속관계가 되어 경제 구조 자체가 파괴됐다는 것을 지적해야 한다.

다수의 학생이 논제에 대한 각자의 의견을 면밀히 제시해 주었다. 특히 글의 전개 및 문장의 완성도가 돋보이는 학생이 갈수록 늘고 있으며, 모순적인 관계를 묻는 논제에 대해 흔들림 없이 논증의 구조를 확보하여 자신의 주장을 일관되게 편 점도 매우 고무적이었다.

그러나 일부 학생은 본문에 제시된 용어인 ‘무정부성’ ‘복지 정책’ 등을 사용하면서 이 부분에만 초점을 맞춘 나머지, 글의 신뢰성 및 공정성에 문제가 생겼다. 제시문에 나온 내용이나 용어를 인용할 때는 논자 스스로 그 의미를 다시 바로 세우면서 자신의 가치관을 자신의 목소리로 실어야 한다. 해결책을 찾을 때는 본문의 내용을 그대로 인정하고 넘어가면 안 된다는 것을 명심하자.

박예언 학생의 글은 자본주의의 모순이 발생하는 근본 원인을 ‘이기주의’로 보고 그에 초점을 맞춰 제시된 내용을 창의적으로 읽었다. 즉 자본주의가 능력에 따른 이윤 추구로 유지되기는 하나 과도한 경쟁과 그로 인한 파행적인 경제 구조 생성은 오히려 인간의 삶을 힘들게 한다는 것이다. 또, 그 이면에는 이기주의가 팽배하고 있다는 논리를 세워 설득력 있는 주장을 전개했다.

그러나 논자가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이 명확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 단편적인 예로 ‘자본주의는 획일화된 체제가 아니라 다양성을 인정’해야 한다는 부분에서 자본주의의 획일화된 체제가 무엇인지, 또한 다양성을 인정하는 것은 어떤 것인지를 부연 설명하거나 자료를 제시하여 밝혀 주었으면 한다. 논술문은 논증의 명확성이 생명이다. 자신이 하고 있는 말이 무엇인지 곱씹어 보면서 쉽고 명확하게 전달할 수 있도록 연습해야 한다.

강동우 학생의 글은 제시된 내용을 정확하게 분석하고 있으며, 제시문에 대한 비판적 접근도 바람직했다. 특히 거대 자본주의의 경제 체제가 이제는 개인과 기업의 힘으로만 통제되기 어려우므로 더 큰 구조의 힘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대목은 케인스의 ‘큰 정부론’을 상기시켰다. 강동우 학생은 동시에 생산량을 감소할 것을 주장했다. 그러나 이것이 자칫 논리적 비약으로 갈 수 있어 조심스럽다. 논술문의 해결책은 효용적 가치를 지녀야 한다. 그래야 독자는 논자의 주장을 따르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의 개입을 전제로 생산량의 감소만을 주장할 경우 현실에 적용하기 어려워 독자의 설득을 이끌어내기도 힘들어진다. 자신의 주장을 강력하고 자신 있게 전달하는 것은 좋지만, 해결책의 효용적인 측면에 대해서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김재필 LC교육연구소 선임연구원

◎ 다음 논제 써서 보내요

글 (가)의 논지를 요약하고, 이 내용을 바탕으로 글 (나)의 주장을 비판적 관점에서 논술하시오. (600자 내외)

■ 제시문

(가) 지식의 팽창은 반드시 유익한 것만은 아니며 또 우리를 현명하게 하는 것도 아니라는 것을 명심해 두어야 한다. 우리는 지식에서 이익을 취하기에 앞서 그 지식을 올바르고 바람직하게 사용하는 방법을 먼저 알아야 한다. 우리는 고성능 차를 타고 달리기에 앞서 어디로 갈 것인가를 미리 알아야 한다. 즉 우리는 삶의 목적이나 목표가 어떤 것인가를 알아야 하는 것이다. 오늘날 수많은 사람들은 그런 것은 조금도 생각하질 않는다. 우리는 과학의 시대에 살지만 우리의 행동을 지배하고 있는 사상은 먼 옛날의 낡은 것들이다. 그러니 모순이나 당착이 생기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영리한 원숭이는 자동차 운전에 숙달될 수 있을 지 모르나 신뢰할 만한 운전사는 될 수 없다.

현대 지식은 대단히 복잡하고 광범위하다. 수많은 연구가가 제각기 전문 분야에서 끊임없이 실험을 거듭하여 지식의 조각을 쌓아올려 산더미를 만들고 있다. 지식의 분야는 너무 넓어 여기에 종사하는 사람은 개개인이 자기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는 지식의 다른 부분에 대한 연관 지식을 못 가지는 수도 있다. 따라서 그들은 지식의 어느 부분에는 정통하지만 인류 활동의 총체적인 면에 대해서 현명한 전망을 갖기는 곤란하게 된다. 즉 옛날 말로 교양이 있다고는 할 수 없다.[J 네루, ‘세계사 편력’]

(나) 미래학자들은 다가오는 사회가 고도의 지식정보 사회가 될 것이며, 국제적인 교류가 급속하게 증대되고, 새로운 첨단 산업이 발달하여 인간 삶의 질을 바꾸어 놓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중략)

미래의 세계는 준비하는 자의 몫이라고 했듯이, 우리는 스스로 미래를 창조해 나가야 한다. 미래 사회에 효과적으로 대비하기 위해서는 첫째, 선진 과학기술 혁신이 시급하다. 미래 사회는 정보나 첨단 지식산업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에 선진 과학기술 혁신이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중요한 요인이 된다.

둘째, 높은 시민 정신을 갖추는 일이다. 즉, 미래 사회에서는 다양한 가치와 신념들이 존중되는 다원주의적 경향이 더욱 가속화할 것이기 때문에 비판적이며 개방적으로 사고하려는 자세가 요구된다. 또 자신의 고유성과 존엄성, 그리고 스스로의 이성적 판단 능력에 대한 확신을 갖고 주체적이고 창의적으로 생각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중 3 사회 188∼189쪽]

박승렬 LC교육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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