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지자체장 중도사퇴에 ‘풀뿌리’ 흔들

  • 입력 2007년 12월 13일 06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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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남해군수 총선 출마위해 물러나

6개월이상 단체장 공백 불가피할 듯

거창은 6년간 군수 선거만 4번 치러야

경남 거창군은 경남도 공보관을 지낸 강은순 부군수가 7일부터 군수직을 대행하고 있다. 남해군 역시 강 부군수 후임 공보관인 김일주 부군수가 군수직을 수행 중이다.

내년 총선을 노리고 최근 중도 하차한 두 자치단체의 군수 권한대행이 모두 경남도 공보관 출신인 셈이다.

주민의 선택을 받은 지 1년 반, 임기를 2년 반 남겨두고 자신의 영달만을 좇아 사퇴한 강석진 전 거창군수와 하영제 전 남해군수에 대한 비난여론이 드세다.

특히 이들이 11월 19일 이전에 사퇴하지 않아 보궐선거마저 12월 19일 대통령선거와 동시에 치르지 못하게 됐다. 단체장 공백기간이 6개월 이상 늘어나게 된 것. 장고를 거듭하던 황철곤 마산시장은 뜻을 접었다.

▽남해군=하 전 군수는 “지역 출신 박희태 의원을 모시고 지도를 받으면서 (본인은) 초선의원으로 지역발전에 힘을 보태고자 한다”며 총선 출마를 기정사실화했다.

그는 “의원으로 크고 싶다는 소망을 박 의원에게 전달하는 과정에서 미흡함이 있었다면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한나라당 중앙선대위 상임고문인 박 의원은 한때 “비례대표로 국회의장 자리를 노릴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으나, 최근에는 지역구 출마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이 공천권을 행사했던 하 전 군수와 붙어야 할 처지다.

▽거창군=거창군민들은 2002년 지방선거에서 현 경남지사인 김태호 군수를 뽑았고, 김 군수가 도지사직 출마를 위해 사퇴한 뒤 2004년 보궐선거에서 강석진 군수를 선출했다.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다시 강 군수를 신임했지만, 그는 7일 사표를 냈다.

거창군민들은 내년 4월 총선에 이어 6월 군수를 뽑는 보궐선거를 또 치러야 한다. 6년 만에 군수 선거만 4차례다.

강 전 군수는 퇴임 당일 지역 사회단체 회원들의 저지로 기자회견조차 열지 못했다. 그는 “조만간 군민을 위해 더 큰 일을 하는 기회를 갖겠다”고 밝혔다. 4선의 이강두 의원과 경합이 불가피하다.

▽시민단체 반발=거창YMCA 등 거창지역 시민 사회단체들은 “자치단체장 자리가 정치적 발판으로 이용되어서는 안 된다”며 “임기를 채우겠다고 한 단체장은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단체장의 중도 사퇴에 따른 재정, 행정적 부담이 엄청나다”며 “이를 막는 규정을 만들거나 중도 사퇴할 경우 보궐선거 비용을 부담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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