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기탈취 용의자 검거 어떻게…편지 지문 채취해 신원 확인

  • 입력 2007년 12월 13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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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도 군 총기 탈취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 조모(35) 씨를 검거하는 데 결정적인 단서는 11일 부산에서 발견된 범인의 자필 편지였다.

이 편지는 이날 오후 5시 10분경 부산 연제구 연산7동 우편물취급소 앞 우체통에서 발견됐다.

경찰은 총기 탈취범이 쓴 것이 확실시되는 이 편지를 즉각 국립과학수사연구소로 보내 봉투에 남아 있던 지문을 채취하고 12일 오전 조 씨의 신원을 알아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지문 감식 결과 용산 관할에 산다”는 첩보를 서울 용산경찰서에 내려 보냈고 용산경찰서는 수사관 70여 명을 투입해 조 씨의 주소지와 주변 인물 등에 대해 탐문 수사를 벌였다.

탐문 수사를 통해 조 씨가 평소 서울 종로구 묘동 단성사 부근에 자주 나타난다는 사실을 알아낸 경찰은 곧바로 단성사 부근에 경찰력을 집중 배치해 수색 작업에 돌입했다.

오후 2시 반경 경찰은 종로구 종묘공원 지하주차장에서 조 씨가 범행 전 타고 다니던 은색 코란도 승용차를 찾아냈다.

이어 오후 2시 55분경 단성사 앞 횡단보도에서 용의자 몽타주와 비슷한 모습의 남성이 잠복 중이던 형사들의 눈에 들어왔다.


촬영 : 신세기 기자
촬영 : 박태근 기자


촬영 : 신세기 기자
촬영 : 박태근 기자

형사들이 “조OO 씨가 맞느냐”고 묻자 검은색 코트에 정장을 차려 입고 귀고리(피어싱)를 한 조 씨는 검문에 응하지 않고 달아나려 했다. 그러나 곧 형사들에게 제압당해 땅바닥에 눕혀지자 이내 순순히 체포에 응했다.

오후 4시 20분경 용산경찰서로 압송된 조 씨는 범행 동기 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고개를 숙인 채 “죄송합니다”라고만 말했다.

1차 조사에서 처음에 묵비권을 행사하던 조 씨는 “머리에 난 상처는 무엇이냐”는 계속된 추궁에 뒤늦게 범행 사실을 자백했고, 오후 5시 15분경 수사본부가 차려진 인천지방경찰청으로 압송됐다.

조 씨는 범행 당시 해병들이 휘두른 소총 개머리판에 머리를 맞아 정수리 부근에 상처가 있었다.

한편 경찰 조사 결과 조 씨가 신용카드 발급 서류에 직장으로 기록했던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M인테리어는 확인 결과 존재하지 않는 회사인 것으로 밝혀졌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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