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의자 조모씨, 일반 부대 출신 치밀한 성격의 보석 세공사

  • 입력 2007년 12월 12일 20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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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경찰에 붙잡힌 인천 강화도 총기탈취사건의 용의자 조 모(35) 씨는 경찰의 추적을 따돌리기 위해 갖가지 '장치'를 만들어 놓을 정도로 치밀한 성격의 소유자였다.

경찰은 조 씨가 사업 실패로 월세가 밀려 집을 나가야할 정도로 경제적으로 쪼들리자 은행 등을 털기 위해 총기를 훔칠 계획을 세운 것으로 보고 있다.

▽용의자는 치밀한 성격의 보석세공사=용의자 조 씨는 보석세공과 소규모 귀금속 유통사업을 해왔다. 섬세한 보석 세공사답게 그는 범행과정에서 치밀함을 보였다.

조 씨는 경찰에 보낸 편지에서 경찰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자신이 범행에 사용했던 차량에 같은 모델의 차량에서 훔친 번호판을 붙여 도주했다고 주장했다.

도주 시간을 벌기위해 범행 차량을 불태울 때 양초를 이용해 불이 붙는 시간을 늦추기도 했다. 사건 현장에는 다른 사람의 피가 묻은 모자를 놓아두기도 했다.


촬영 : 신세기 동아닷컴 기자
촬영 :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조씨는 해병대나 특수부대 출신일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육군 모 사단에서 병장으로 제대했다.

주변 사람들에게 조 씨는 말 수가 적고 예의바른 사람이었다고 한다.

지난해 8월부터 조 씨가 살아온 셋방 주인 김 모(69·여) 씨는 "무거운 짐을 들고 오면 거들어 줄 정도로 착한 청년이었지만 뭔가 묻지 않으면 좀처럼 먼저 말하는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김 씨는 "세 들어 온 뒤 6개월 간 친구와 함께 살았지만 그 이후로는 혼자 지냈고 가족들은 찾아온 적이 없다"며 "집에서 일을 하거나 컴퓨터 게임을 하며 시간을 보내는 때가 많았다"고 말했다.


촬영 : 신세기 동아닷컴 기자
촬영 :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범행 동기는 가난=조 씨가 세를 든 집은 보증금 300만 원에 월세 25만 원의 방 2개가 딸린 반지하 주택이었다.

처음 몇 달 간은 방세를 냈지만 최근까지 8개월 째 집주인에게 돈을 주지 못했다. 결국 10월 집을 나가기 위해 짐까지 꾸렸지만 "오갈 데가 없으니 이번 겨울만 나게 해 달라"고 집주인에게 부탁해 머물렀다고 한다.

조 씨는 10월 11, 12일 범행에 사용할 차량들을 훔쳤다. 이 때부터 집에 들어오는 날이 급격히 줄었고 열흘 쯤 전부터는 집에 들어오지 않았다고 한다.

경찰은 방세를 못내 집에서 쫓겨날 정도로 궁핍한 생활이 이어지자 조 씨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황장석기자 suro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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