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동서남북/해외자문위에 명확한 임무 줘야

  • 입력 2007년 10월 12일 06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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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 해외자문위원협의회’ 총회가 34개국 1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8∼11일 열렸다. 올해는 울릉도에서 총회를 열고 독도를 방문했다.

이 협의회는 경북지역 출신을 중심으로 세계 45개국의 교포 120여 명이 회원으로 참여하는 국제적 성격의 모임이다.

지구촌 곳곳에 사는 교포를 연결해 경북도와 지역 기업의 통상업무에 도움을 받고 ‘해외 정보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1995년 결성됐다.

경북도는 적지 않은 행사 비용을 부담하면서 자문위원들을 정성껏 뒷바라지했다. 자문위원들이 감동스러워했을 정도였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사업을 하는 황재길(63) 씨는 “자문위원으로서 큰 책임감을 느낀다”며 “경북이 발전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성과도 있었다. 유통업을 하는 미국의 자문위원 덕분에 경북 농산물이 미국의 대형 할인점에 입성했고, 경북도와 미국의 로스앤젤레스 한인상공회의소가 경제적 협력을 하는 데 가교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대접을 잘했으니 보답을 하겠지’라는 막연한 기대감이나, ‘대접을 받았으니 뭐라도 해야 하는데’라는 부담감은 개선돼야 한다.

세계무역센터(WTCA) 수석부총재인 이희돈(48·미국 워싱턴 거주) 씨는 “자문위원 협의회를 국제적인 마케팅에 활용하려는 뜻은 좋지만 대체로 정서적 접근을 하는 듯하다”며 “자문위원들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할 것인지 명확한 임무가 설정돼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서울 출신이지만 경주의 신라문화를 무역으로 연결하는 데 관심을 갖고 자문위원으로 참여했다.

내년 총회는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릴 예정이다. 국제통상 경쟁력을 위해 애써 마련한 자문위원제가 ‘고향사람 모임’의 수준을 넘어 국제적 역할과 구체적 성과를 통해 뿌리 내릴 수 있도록 경북도는 더욱 고민해야 할 것이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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