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檢-당사자들 모두 신원공개 꺼려

  • 입력 2007년 9월 15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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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씨-장윤스님 통화 중개한 前 국정원 직원은 누구

7월 초 과테말라를 방문 중이던 변양균 전 대통령정책실장이 장윤 스님과 통화할 수 있도록 다리를 놓은 ‘제3자’가 전직 국가정보원 직원 김모 씨로 14일 확인됐지만 그의 역할이나 국정원 근무경력과의 연관성 등은 여전히 의문으로 남아 있다.

▽청와대 검찰 당사자, 모두 공개 꺼려=전해철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은 10일 “(전화를 중개한) 친구는 공직자나 불교계 등 지금 상황에 관계된 사람이 아니어서 신분을 밝히는 건 부적절하다. 다만 두 사람 모두를 잘 아는 사람이다”라고 말했다.

이번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서부지검 구본민 차장도 13일 “제3자가 중요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만 말했다.

변 전 실장은 청와대의 통화기록 조회 결과 제3자가 드러날 때까지 김 씨의 존재 자체를 부인했다. 장윤 스님도 검찰 조사에서 김 씨를 ‘김 회장’이라고만 말했을 뿐 그의 이름이나 직업을 일절 거론하지 않았다고 한다.

장윤 스님을 잘 아는 한 지인은 “스님이 ‘자기 목에 칼이 들어와도 김 씨에 대해서는 이야기 안 할 것’이라고 말하곤 했다”고 전했다.

▽어떤 역할 했나=미국 등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김 씨는 장윤 스님과 오래전부터 친분을 유지해 왔고 변 전 실장과는 고교 동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 당사자들이 극구 김 씨의 신원 공개를 꺼리는 배경을 놓고 뒷말이 많다. 김 씨가 이번 사건과 직접 연관이 없어서 그럴 수 있겠지만, 뭔가 말 못할 속사정이 있기 때문 아니냐는 지적도 많다. 김 씨가 과거 국정원에서 근무했던 경력이 이번 사건과 연관이 있을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재경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김 씨와 변 전 실장, 장윤 스님 등의 접촉 경위나 이들의 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김 씨에 대한 소환조사는 필수적이다”라고 말했다.

정원수 기자 need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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