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올림픽’ 여수엑스포 유치 11월 27일 운명의 날

  • 입력 2007년 8월 24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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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 실패는 없다.” 11월 27일로 다가온 2012 여수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를 앞두고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그룹 회장을 비롯한 주요 기업인들이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한 전방위 유치 활동에 나서고 있다. 여수 엑스포는 10조 원의 생산유발 효과와 9만 명의 고용창출 효과를 낳을 것으로 추산되는 ‘경제 올림픽’. 5년 전에 벌어진 2010년 여수엑스포 유치전에서 4차 결선투표까지 가는 접전 끝에 중국 상하이(上海)에 패배의 쓴맛을 봤던 한국. 이번에도 쉽게 낙관하기는 어렵지만 기업인들의 적극적인 노력은 유치 노력에 큰 힘이 되고 있다.》

○ 온몸으로 뛰고 있는 정몽구 회장

2012년 여수엑스포 유치도 쉽지 않은 싸움이다. 유치위원회 관계자는 23일 “모로코 탕헤르와 2차 결선투표까지 갈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내다봤다.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전처럼 결선투표에서 역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런 만큼 기업인의 글로벌 네트워크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대표 선수’는 5년 전 2010여수엑스포 유치위원장을 맡았던 정몽구 회장이다.

정 회장은 올해 3월 그룹 내에 ‘여수엑스포 유치 지원 태스크포스(TF)’를 설치해 5년 전 뛰었던 정예 멤버를 불러들여 일찌감치 세계 190여 개국의 판매 네트워크를 활용한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4월에는 체코 현대차 기공식과 슬로바키아 기아차 준공식에 직접 참석하여 대대적인 엑스포 유치활동을 벌였다. 당시 행사에 참석했던 청와대와 정계 인사들은 “숙소인 호텔에서도, 준공 기념식 만찬장에서도 온통 여수엑스포 유치 홍보물뿐이었다”며 “동유럽 표심을 일거에 휘어잡았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또 5월 한 달 동안 동유럽과 남미를 방문하는 강행군을 벌이며 대륙별 표심 잡기에 나섰다. 최근에는 모친인 고(故) 변중석 여사의 상중(喪中)에도 문상을 온 청와대 인사와 30여 분간 모로코에 대한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정 회장의 열정에 감복한 여수시는 20일 여수엑스포 개최지 결정 D―100일 행사에서 정 회장에게 명예시민증을 전달하기도 했다.

그는 22일 여수엑스포 유치위원회 고문에서 명예위원장으로 위촉됐다. 유치위원회와 재계에서는 “힘겨운 싸움이 될 것인 만큼 정 회장에게 5년 전과 마찬가지로 대통령 특사 자격까지 줘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 김재철 허동수 박삼구 회장 등도 적극 나서

유치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도 정 회장과 함께 여수엑스포 유치에 발 벗고 나섰다.

유치위원회에 공식적인 직함을 갖고 있진 않지만 음으로 양으로 측면 지원에 나서는 재계 총수도 적지 않다.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은 개인적인 친분을 이용해 중동 지역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4월에 오만을 방문해 여수엑스포 유치 지지를 요청한 데 이어 9, 10월에 다시 한 번 중동을 방문할 예정이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 표심 잡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달 베트남을 직접 방문해 팜자키앰 부총리 겸 외교통상부 장관에게서 긍정적인 지지 답변을 받아냈고 정태화 대우건설 부사장을 나이지리아에 보내 유치전을 벌였다.

이진방 대한해운 회장, 노정익 현대상선 사장, 박정원 한진해운 사장 등 해운업계 최고경영자(CEO)들은 강무현 해양수산부 장관을 수행해 26일부터 세계박람회기구(BIE) 회원국인 네덜란드, 덴마크,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등 4개국을 방문해 유럽지역 표심 잡기에 나선다.

유치위원회 고위 관계자는 “이희범 무역협회장을 비롯해 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 남용 LG전자 부회장, 신헌철 SK에너지 사장 등 많은 기업인도 총수의 지원하에 적극적인 유치전에 나서고 있다”며 “다만 후보 도시 간 정보전이 워낙 치열해 이들의 활동을 구체적으로 밝히기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배극인 기자 bae2150@donga.com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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