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국새 거푸집 제작위해 전국 8도서 최상급 흙 퍼모아”

  • 입력 2007년 7월 5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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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궤(印櫃·국새를 담는 함)를 만들 철갑상어 가죽을 구하기 위해 전국의 어시장을 헤매다 부산 기장군에서 겨우 구했습니다.”

올 12월 중순 완성될 새 국새의 제작 총괄책임자인 민홍규(52) 씨가 4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33명의 국새제작단원과 함께 설명회를 열고 본격적인 제작 작업에 들어갔다.

건국 후 네 번째인 이번 국새 제작 작업에는 국새를 담을 함과 보자기, 넣어 둘 장, 자물쇠 등 의장품까지 함께 만들기 때문에 각 분야의 중요무형문화재 등 장인(匠人) 25명이 참여했다. 제작 작업은 경기 이천시나 경남 산청군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제작진이 가장 신경을 쓰는 것은 진흙으로 만드는 거푸집. 제작진은 제주도까지 전국을 다니면서 고령토 등 각 지역의 좋은 흙을 직접 퍼 왔고 이를 섞어서 만든다. 전 국민의 기운을 모으고 화합을 기원한다는 상징적인 의미 때문이다.

인궤를 굳이 상어 가죽으로 만드는 것도 상어가 상징하는 바다가 한반도를 보호하듯이 국새를 지켜 준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국새는 순금이 아닌 18K금 합금으로 만들어지고 손잡이와 글자를 따로 만들어 보석을 붙이듯이 잇는다. 봉황 모양의 손잡이 안은 비워져 있다. 들어가는 금의 양을 조금이라도 줄여 제작비를 아끼기 위해서다.

박명재 행정자치부 장관은 “이번 국새는 대한민국 인장으로서의 기능뿐 아니라 민족 문화유산으로 남는 예술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새는 외교문서와 주요 임명장 등의 문서에 찍는데 해마다 1만3000번 정도 쓰인다.

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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