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건설사 ‘뇌물잔치’

  • 입력 2007년 7월 3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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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수주 대가 뇌물 수수 혐의 36명 적발

공무원 등 200~300명 뇌물리스트 작성

비자금을 조성해 공사수주 대가로 공무원들과 대형 건설사 직원들에게 금품을 건네며 ‘뇌물 잔치’를 벌인 건설사 대표가 경찰에 적발됐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2일 토목업체 T산업 공동대표 이모(46) 씨와 이 씨의 동생(45), 전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사무관 서모(46), K엔지니어링 대표 박모(44) 씨 등 4명에 대해 뇌물수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또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서기관 박모(51) 씨 등 공사 직원을 포함한 공무원 16명과 S건설 현장소장 김모(44) 씨 등 건설업체 임직원 16명은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T산업 대표 이모(46) 씨는 지난해 6월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발주한 207억 원 규모의 공사에 자신의 회사가 납품한 제품이 선정되도록 도와달라며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사무관 서모(47) 씨에게 현금 600만 원을 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이 씨는 관련업체직원과 관련 공무원들의 리스트를 작성해 A, B, C급으로 나눈 뒤 설날, 추석 등 명절 때마다 쌀, 인삼, 술을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 씨가 뇌물을 보내기 위해 작성한 리스트에는 공무원과 관련 업체 직원 200∼300명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고 밝혔다.

경찰은 “리스트에 이름이 오른 공무원들의 소속 기관은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서울시 산하 5개 구청, 조달청, 서울지방조달청, 환경관리공단, 국방부”라고 말했다.

한편 이 씨는 뇌물수수 혐의로 파면된 서울 모 구청 토목사무관 출신 안모(53) 씨를 부사장으로 고용해 자치단체의 공무원들에게 로비를 하도록 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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