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행자들의 지옥’…10만 명당 5.28명 사망

  • 입력 2007년 7월 2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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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보행자의 교통사고 사망 위험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상위권인 것으로 나타났다.

녹색도시연구소(대표 임삼진 한양대 교수)가 1일 공개한 ‘2007년도 OECD 교통사고 국제비교’에 따르면 인구 10만 명당 보행자 교통사고 사망자가 한국은 5.28명으로 OECD 국가 중 1위를 기록했다.

2005년 조사에서도 한국은 인구 10만 명당 6.0명의 보행자가 교통사고로 사망해 역시 1위였다.

자동차 1만 대당 교통사고 사망자 수 역시 한국은 3.45명으로 헝가리(3.79명)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OECD 국가의 인구 10만 명당 보행자 교통사고 사망자 수가 평균 1.58명, 자동차 1만 대당 교통사고 사망자 수가 평균 1.68명이라는 점에 비추어 볼 때 한국은 아직 ‘교통사고 후진국’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

OECD IRTAD(International Road Traffic and Accident Database)에서 자료를 받아 분석한 녹색도시연구소는 “보행자 교통안전이 가장 중요한 만큼 정부의 적극적이고 구체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정부가 추진한 제5차 교통안전기본계획(2002∼2006년)의 부문별 목표 달성에서 가장 취약한 부문은 보행자 교통사고였다.

당초 정부의 2005년 보행자 교통사고 사망자 목표치는 1274명이었으나 실제 사망자 수는 이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난 2457명을 기록했다.

녹색도시연구소 측은 “유럽에서는 주택가 이면도로 등 생활도로는 보행자 우선권을 부여하고 차량 제한속도를 시속 20∼30km로 제한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 역시 생활도로의 제한속도를 낮추고 차량 통행을 줄이는 ‘교통정온화(traffic calming)’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편 노인(65세 이상) 10만 명당 교통사고 사망자 수에서도 한국은 38.8명으로 OECD 국가 중 1위를 기록했고, 어린이(0∼14세) 10만 명당 교통사고 사망자 수에서는 3.1명으로 4위로 나타났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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