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번 거부된 서울시 신청사 조건부 허가

  • 입력 2007년 3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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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청 신청사 조감도. 당초 계획과는 달리 사각형 모양 건물로 지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 제공 서울시
서울시청 신청사 조감도. 당초 계획과는 달리 사각형 모양 건물로 지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 제공 서울시
“덕수궁과 조화를 이루지 못 한다”는 이유로 세 차례나 거부당한 서울시 신청사 건립계획안이 16일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조건부’로 통과했다. 문화재위원회 사적분과는 16일 서울시가 제출한 지상 19층, 89.2m 높이(연건평 2만1500평)의 신청사 안을 심의한 끝에 신청사 안이 덕수궁 담장 3m 높이를 기준으로 한 앙각(사적지 주변 100m 이내의 건축물 높이를 제한하는 규정)보다 꼭대기 1개 층(4.5m)이 높다며 설계 변경을 주문하는 한편 현 청사와 신청사 사이 시민공간 확보를 조건으로 건립을 허가했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5월 착공에 들어가 2010년 5월까지 신청사를 완공할 계획이다.

심의 통과로 서울시의 숙원사업인 신청사 건립이 탄력을 받게 됐지만 ‘덕수궁과의 조화’라는 문화재위의 요구를 거의 전적으로 받아들이면서 건물 외관이 네모난 3개의 건물을 세워놓은 ‘성냥갑’ 모양으로 결론 났다.

당초 서울시는 관광명소가 될 만한 랜드마크 청사를 짓기로 하고 ‘배가 불룩한 항아리’ ‘회오리치며 올라가는 태극 형상’ 등 독특한 디자인을 제안했으나 “덕수궁을 위압하는 디자인”이라는 평가를 받아 모두 거부됐다. 관광객을 위한 전망대 설치도 불허됐다.

한편 덕수궁 주변 서울시청 신청사 건립을 반대해 온 문화개혁시민연대 등 시민단체는 이날 심의 결과에 대해 “미국대사관 건립도 불허한 덕수궁 주변에 고층의 서울시청사를 짓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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