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朴 팬클럽 'X-파일' 놓고 도를 넘는 비방전

  • 입력 2007년 2월 14일 15시 04분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후보 검증 공방이 지지자들 간의 상호 비방전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두 후보의 지지자들은 지난해 말 경부운하건설 문제를 놓고 ‘노가다(이명박)-된장녀(박근혜)’라는 원색적인 비방전을 벌였다. 한동안 잠잠하던 그들이 이번엔 정인봉 변호사가 꺼내든 ‘이명박 X-파일’을 둘러싸고 다시 격돌한 것.

14일 한나라당 홈페이지에서는 양측 지지자들이 상호 공방전을 벌였다. 박 전 대표 측은 “‘X-파일’을 공개하고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이 전 시장 측은 “정대업(정인봉) 꼴통의 공작”이라고 비판했다.

두 후보의 팬클럽 홈페이지도 상대 후보에 대한 원색적인 인신공격성 발언이 거침없이 쏟아졌다.

‘박사모’ 홈페이지에는 ‘이명박 X-파일’과 관련한 의혹 제기가 잇달았다. 아이디 ‘늘녹색XX’는 이 전 시장의 집안사람이 유부녀 성폭행 사건에 연루된 적이 있다는 요지의 글을 올리고 “일 잘하는 경제시장인지는 모르겠는데 집안 단속은 개판이고 완전히 쪽박가족이다”이라고 비난했다.

‘빠꼼X’는 이 전 시장이 수백억대의 금융사고 일으키고 미국으로 도주했던 ‘김경준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관련 사진을 올렸다. 이 전 시장은 지난 2002년 검찰의 ‘김경준 사건’ 조사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해피데이OOO’은 “이 전 시장은 일본 태생이고, 일본 이름도 있다”고 비난했고, ‘심심한XX’은 “이 전 시장은 수백억 원의 재산이 있으면서 유령 사업장을 만들어 건강보험료를 월 2만원만 납부했다”고 주장했다.

정광용 박사모 대표는 “미확인된 비방성 글에 대해서는 수시로 삭제하지만, 대선을 위해 필요한 검증은 해야된다”고 말했다.

계속되는 비방성 글에 대해 이 전 시장 캠프인 안국포럼 유수정 공보부장은 “인터넷에 근거 없는 비방 글이 많이 올라오지만 아직 직접 대응은 하지 않고 있다”며 “내부적으로 검토를 하고 있는 만큼 곧 구체적인 대책을 수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전 시장의 팬클럽 홈페이지에도 박 전 대표에 대한 비방성 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주로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유신, 그리고 후보에 대한 욕설이다. 회원들은 박 전 대표 지지자들의 의혹 제기에 대해 “검증은 필요하지만 폭로·공갈은 지겹다”는 반응이다.

‘승리를 명박 품안에’는 명박사랑 홈페이지에 박 전 대표가 박정희 전 대통령의 비자금으로 정치를 하고 있다는 글을 올리고 “박 전 대통령 서거 후 집무실엔 비밀금고 2개와 9억5000만원의 돈다발이 발견됐다. 박 전 대통령은 알려진 것처럼 청렴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MB짱’은 박 전 대표가 내놓은 대륙횡단철도 정책과 관련, “북한 김정일 위원장과 합의했다다는 ‘빅딜설’이 있다”며 “2002년 방북에 대해 박 전 대표가 솔직한 진상을 밝혀야 된다”고 했다. ‘한반도대운하’는 “유신정권 시절의 정수장학회, 새마음봉사단의 비리에 대해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했다.

백두원 MB연대 실장은 “수위를 넘나드는 상호 비방전은 도움이 안 되는 만큼 허위사실과 비방성 글은 즉시 삭제하고 있다”며 “하지만 최근 정 변호사의 ‘X-파일’은 박 전 대표와 짜고 치는 전략 같다”고 말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이버조사팀은 박 전 대표와 이 전 시장에 대한 허위사실과 비방성 글 6건에 대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거나 고발했다.

선관위 관계자는 “대권주자와 관련된 허위사실 및 비방성 글들에 대해서는 해당 사이트에 삭제를 요구하지만 조직적인 퍼 나르기기에 대해서는 수사의뢰와 고발을 하고 있는 만큼 누리꾼들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구민회 동아닷컴 기자 dann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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