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理知논술]과학-비과학 교사의 협력수업 효과만점

통합교과형 논술 지도는 과목별로 교사들이 함께 수업을 진행하는 ‘팀 티칭’이 효과적이다. 서울 동북고 교사들이 팀을 이뤄 논술지도를 하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언뜻 과학논술은 그리 어울리지 않는 단어의 조합으로 보인다. 그동안 과학 교육이 교과서와 실험 위주로 진행돼 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울대는 이번 논술 교사 연수에서 과학교과에서도 글쓰기는 교육 효과를 높이기 위한 필수적인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대가 제시한 과학논술 지도 방법을 소개한다.》

서울대가 제시한 과학논술 지도방법

과학을 배운다는 것은 과학 언어를 읽고, 쓰고, 이해하는 것이다. 과학 언어를 이해하지 못하면 과학을 배울 수도 없다.

과학 언어를 이해하는 것이 이처럼 중요한데도 그동안의 과학 교육에서는 과학 언어나 과학 글쓰기에 대한 관심이 너무 적었다. 최근 수행평가가 장려되면서 서술형이나 논술형 평가의 활용이 늘어나고는 있지만 과학에서는 여전히 실험 실습 평가가 일반적이다.

현재의 과학 교육은 학생이 주체가 돼 과학의 실제 과정을 경험하고 논리적인 사고를 통해 자료에 근거한 결론을 도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과학자의 탐구에서 글쓰기는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과학의 가장 큰 특징은 탐구이며 과학논술도 이 같은 과학적 탐구 과정을 통해 이뤄지는 문제 해결과 결론 도출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

그렇다면 효과적인 과학논술 지도 방법은 무엇인가. 논술고사의 도입 취지와 성격상 ‘특효의 방안’이 존재하지는 않는다. 효과적인 방안이 존재하더라도 그것은 보편적으로 인정받는 학습과 지도의 방향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다만 일반적인 학습지도 방안으로서 다음과 같은 내용을 제안할 수 있다.

○ 팀 티칭

일부 학교에서 모범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방안이다. 과학의 각 교과 및 수학, 사회, 역사, 윤리 등 비과학 교과 교사들이 하나의 주제를 정해 다양한 측면에서 함께 가르치고 탐구하는 방안이다. 여러 사람이 동참하고 교과간 협력을 통해 수업이 이뤄지는 만큼 효과가 크지만, 학교 여건상 제대로 실천하기가 쉽지는 않다.

○ 다른 교과 분석하기

대부분의 교사가 담당 교과 이외의 교과에 대해서는 이해가 많지 않다. 따라서 교사들은 학생들이 다른 교과에 관련되는 내용을 어떻게 배우는지를 모르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분자. 원자, 전자궤도 등에 대해 물리와 화학에서 각각 가르치고 있지만 자신의 전공이 아닌 교과에서 이런 내용을 어떻게 다루는지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다른 교과의 교과서를 비교 검토함으로써 학생들에게 제공할 연결고리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 조각문제 만들어 연결하기

특정 주제를 정해(예를 들면 인공위성) 해당 주제와 관련된 간단한 문제를 각 교과에서 다양하게 만들어 이것들을 연결해 보는 활동 등을 해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수학에서는 원과 타원, 물리에서는 만유인력과 원운동, 지구과학에서는 태양계와 행성, 화학에서는 대기와 성층권의 구성 원소, 생물에서는 식물 생장과 중력의 관계 등에 대해 이야기해 본다.

○ 과학고전 읽기

과학고전은 과학의 기본 내용은 물론 과학자의 삶, 과학과 사회의 관계, 과학탐구의 본질, 과학과 윤리 등 과학논술과 관련된 내용을 담고 있다. 고교생의 지식 수준과 교과내용에 어울리는 과학 고전을 선정해 읽고 독후감을 쓰도록 하는 것이 좋은 학습 방법이 될 것이다.

○ 신문 잡지 활용하기

많은 신문이 정기적으로 과학 관련 기획기사를 제공하고 있다. 또 부정기적이기는 하지만 신문의 오피니언난에는 과학기술과 관련된 전문가들의 글이 실리곤 한다. 일부 과학전문 월간지는 과학과 관련된 분석과 토론의 주제를 많이 담고 있다. 이러한 내용을 스크랩해 학생들을 위한 교육 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 온라인 토론하기

학생들은 인터넷을 통해 훨씬 적극적으로 토론하고 학습한다. 온라인에 토론방 등을 개설해 과학고전이나 신문기사 내용에 대해 학생들끼리 토론을 하도록 장을 마련하는 것도 좋다. 학생들이 더 적극적으로 과학토론에 참여하고 스스로의 생각을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다.

정리=홍성철 기자 sungchul@donga.com

서울대가 추천한 과학고전
고전(저자)	가능한 토론 주제
프랑켄슈타인(셸리)	-생명윤리와 인간복제 -창조와 진화
멋진 신세계(헉슬리)	-인공수정과 배아복제 -인간의 감성과 국가의 독재
두 문화(스노)	-과학적 소양과 인문학적 소양의 관계 -현대사회 속의 과학의 위치
어느 수학자의 변명(하디)	-순수과학과 응용과학의 관계 -수학과 과학의 학문적 차이
침묵의 봄(카슨)	-살충제의 순환 과정 -과학기술 문명과 환경의 조화
이중나선(잡슨)	-과학발견의 우선관과 과학자 윤리 -DNA 구조와 X선 회절무늬의 관계
부분과 전체(하이젠베르크)	-현대물리학과 인식론의 문제 -과학자와 윤리, 과학과 종교의 관계
생명이란 무엇인가(슈뢰딩거)	-물리학자의 눈을 통해 본 생명의 문제 -양자역학적 세계관과 생명관
과학혁명의 구조(쿤)	-패러다임과 혁명 -과학자 사회의 합리성과 객관성
우연과 필연(모노)	-확률과 법칙 -과학자의 철학적 성찰
가이아(러브록)	-지구의 순환체계 -과학적 발견과 비유 그리고 상상력
방법에의 도전(페이어아벤트)	-자유로운 과학적 사고의 중요성 -학교 과학교육에서의 개인차
엔트로피(리프킨)	-엔트로피와 무질서도 -과학적 개념의 인문사회학적 사용
파인만씨 농담도 잘하시네(파인만)	-과학자의 천재성과 과학자 윤리 -과학의 즐거움과 과학적 발견의 조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