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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2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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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대학이 2007학년도 신입생 등록에 이어 추가모집을 한창 진행하는 가운데 대입 결과에 만족하지 못하는 수험생들은 재수를 결심하고 또 다른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막상 재수를 결정했더라도 한 번 대입에 실패했다는 좌절감과 불안감 때문에 심리적으로 매우 위축된 상태일 것이다.
그러나 언제까지 방황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
이왕 재수하기로 결정했다면 마음을 추스르고 어떤 학원에서 어떻게 공부할 것인지 계획을 세우고 새롭게 출발해야 한다.
재수는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마라톤인 만큼 단단한 결심과 지구력이 요구된다.
수험생 유형에 맞는 재수학원과 공부법을 정리한다.》
○ 의지력이 약하다면
재수생들이 가장 난감해하는 것이 바로 시간관리다. 고교 때는 학교 수업을 통해 일상생활이 짜여 돌아가지만 학교 울타리를 벗어나면 모든 것을 자기 스스로 해야 하기 때문이다. 대학에 합격한 친구들과 비교하면서 스트레스를 받기도 한다.
이런 상황을 혼자 이겨내기 어려운 성격이라면 학업은 물론 개인 시간까지 철저히 관리해 주는 기숙학원을 선택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기숙학원은 꽉 짜인 일정에 따라 기숙학원 내의 강의실과 독서실, 식당, 기숙사만을 오가며 공부에 전념할 수 있다. 의지가 약하다면 기숙학원의 강도 높은 학습 관리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기숙학원은 대부분 수도권 근교에 위치해 있어 외부와 완전히 단절된 채 생활하게 된다. 휴대전화나 TV, 인터넷 등 공부에 방해가 될 만한 것들은 일절 허용되지 않는다.
따라서 친구들과 어울리기를 좋아하거나 오락 등의 유혹에 특히 약한 재수생이라면 독한 마음으로 1년을 투자할 만하다.
기숙학원 비용은 월 130만∼150만 원이며 경기지역의 일부 학원 중에는 180만 원에 이르는 곳도 있다.
기숙학원에서 공부해 고려대에 합격한 박지선 양은 “한 달에 140만 원의 학원비 외에는 돈이 전혀 들지 않았다”며 “종합반에 다니면서 용돈과 교통비 등을 따로 쓸 경우와 비용 면에서는 별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강남청솔학원 직영 광주기숙학원 이승민 원장은 “학원 일정대로만 착실히 공부하면 원하는 목표를 이룰 수 있다”며 “시설과 관리가 철저해 학습효과가 높다”고 말했다.
○ 자율성을 중시한다면
기숙학원은 공부와 생활을 동시에 잡아 주는 장점이 있지만 단체생활에 잘 맞지 않거나 간섭을 싫어하는 경우 부작용을 낳을 수도 있다.
재수생들은 자격지심 때문에 사소한 자극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1, 2월에 기숙학원에 들어갔다가 빡빡한 일정에 지쳐 한두 달 만에 퇴소하는 재수생도 적지 않다. 유달리 외로움을 많이 타거나 가족과의 유대를 중시하는 수험생은 기숙학원이 맞지 않을 수 있다.
이런 경우에는 집에서 멀지 않은 재수종합반 학원을 골라볼 만하다. 재수종합반은 대부분 오전 8시∼오후 4시 수업하고 이후 추가로 자율학습을 한다. 학원비는 월 45만∼50만 원이다.
대성학원 이영덕 평가이사는 “재수종합반은 학교와 수업 일정이 비슷하고 대부분 오후 10시까지 자율학습을 하기 때문에 고교 때처럼 공부할 수 있다”면서 “집에서 통학하면서 공부하는 만큼 생활리듬이 안정돼 재수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학교만큼의 강제성은 없기 때문에 주변의 유혹에 흔들리지 않겠다는 강한 마음가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처음 재수를 시작할 때는 강한 의지를 보이며 공부에 몰두하지만 재수 생활에 익숙해지는 5, 6월 무렵이면 지치고 느슨해져 학원 수업에 빠지거나 PC방 등을 전전하는 재수생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목동종로학원 곽용석 원장은 “모든 과목을 듣는 것은 시간낭비라는 생각에 단과반을 선택하는 재수생도 있는데 이런 경우 시간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단과반 재수생은 학습 프로그램을 짜주고 공부 시간을 체크해 주는 컨설팅형 독서실로 보완을 하는 것이 좋다.
○ ‘반수’로 반짝 효과?
2008학년도에는 대입제도가 바뀌기 때문에 선뜻 재수를 하기보다 일단 대학 1학기를 다니고 재수를 하는 이른바 ‘반수(半修)’를 하려는 수험생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자유로운 대학 생활을 하면서 다시 입시 공부를 하는 것은 재수보다 더 힘들 수도 있다.
중앙학원 김영일 원장은 “반수 학생들은 1학기 동안 고교 공부를 잊어버리지만 않아도 일단 성공”이라면서 “중상위권 이상 학생 중 꾸준히 공부하고 대학보다 2, 3개 학과를 정해 진학하려는 학생들이 성공할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대학에 다니면서 정기적으로 학원에 다니기는 쉽지 않으므로 이런 경우 온라인 강의를 활용하면 여러모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반수생은 내신에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므로 한 학기 동안 대학수학능력시험 공부를 마무리한다는 생각으로 수능 종합 강의를 들으면 감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또 통상 여름방학 전후로 본격적인 반수에 들어가기 때문에 중도에 포기하는 일도 막을 수 있다.
하지만 온라인 강의의 단점은 한 번 진도를 놓쳐 버리면 강의를 아예 포기하기 쉽다는 것. ‘적어도 사흘에 5시간 이상은 강의를 듣겠다’, ‘수학은 꼭 하루에 한 강의 이상 듣겠다’는 식으로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야 흐트러지지 않는다.
| 재수 유형에 맞는 학원 및 장단점 비교 | |||
| - | 기숙학원 | 재수 종합반 | 반수 |
| 특징 | 외부와 단절된 기숙학원에서 정해진 일과에 따라 학습 | 고교와 비슷한 수업 및 자율학습 일정에 따라 학습 | 공부할 시간이 짧아 2학기 학습 강도를 높여야 함 |
| 장점 | 스파르타식 학생 관리로 안정적으로 공부할 수 있음 | 본인의 특성에 맞게 단과반을 추가하거나 수면 시간 등을 조절할 수 있음 | 소신 지원을 하기에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음 |
| 단점 | 단체생활이나 간섭에 거부감이 있을 경우 부작용 | 의지가 약할 경우 자율학습을 소홀히 하거나 유혹에 빠지기 쉬움 | 대학 생활에 익숙해져 반수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음 |
| 비용 | 월 130만∼150만 원(경기 지역 일부는 170만∼180만 원) | 서울 월 45만∼50만 원 지방 월 30만∼50만 원 | 온라인 강의 종합반 10만∼12만 원 |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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