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전문대학원 특별전형 ‘자기식구 우선통과’ 논란

의·치의학전문대학원이 2007학년도 특별전형에서도 본교 출신 지원자를 절반 이상 선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인적자원부는 지난해 본교 출신을 과도하게 선발하지 말도록 의·치의학전문대학원에 권고했지만 효과가 없자 2008학년도부터 본교 출신 우대 전형을 폐지하는 대신 지역 고교 출신 우대 전형으로 전환하도록 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대부분 본교 출신 50% 이상 선발=28일 본보가 전국 10개 의학전문대학원과 5개 치의학전문대학원의 2007학년도 신입생 선발 특별전형을 분석한 결과 이들 대학은 전체 특별전형 인원 192명 가운데 54.7%인 105명을 본교 출신으로 뽑았다.

의학전문대학원은 132명 가운데 74명(56%), 치의학전문대학원은 60명 가운데 31명(51.6%)이 본교 출신이었다.

의학전문대학원의 본교 출신 비율은 충북대가 100%(4명 전원)로 가장 높았으며 이어 △전북대 75.7%(33명 중 25명) △경북대 68%(22명 중 15명) △가천의대 62%(8명 중 5명) △경상대 58%(17명 중 10명) △부산대 53%(28명 중 15명) 등이었다. 건국대 경희대 이화여대 포천중문의대는 특별전형에서 본교 출신을 뽑지 않았다.

치의학전문대학원의 경우 경북대가 15명 중 12명(80%), 전북대가 10명 중 8명(80%), 전남대가 17명 중 11명(64.7%)을 본교 출신으로 선발했다.

▽형평성 논란=의·치의학전문대학원의 과도한 본교 출신 선발은 학부에서 다양한 공부를 한 학생을 뽑아 전문의료 인력을 양성한다는 취지에 어긋나고 다른 대학 출신을 차별해 위헌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일반전형에서도 본교 출신은 의학전문대학원이 요구하는 과정 등에 대한 정보가 많아 유리하고 전형과정에서 ‘보이지 않는’ 프리미엄이 있다는 것.

이 때문에 교육부는 지난해 9월 각 대학에 공문을 보내 이를 시정하도록 권고했으나 대학들은 “2007학년도 전형 계획이 이미 발표돼 2008학년도에 반영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특히 지방대들은 “본교 출신 우대 전형을 없애면 우수한 학생들이 수도권 대학으로 빠져나가는 ‘지방대 공동화’ 현상이 생긴다”며 “지역균형 발전 측면에서 본교 출신 특별전형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역우대’로 전환=전국의학전문대학원협의회 이순남(이화여대 의대학장) 회장은 “2월 9일 회원 대학이 참가하는 입학전형 워크숍을 열어 본교 출신 특별전형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라며 “이 전형은 형평성을 요구하는 국민 정서와 맞지 않아 2008학년도부터 폐지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지방대들은 지역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대학 소재 시도 또는 2, 3개 시도를 묶은 지역의 고교 졸업자를 위한 특별전형을 고려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호남 소재 고교 졸업자가 이 지역 또는 다른 지역의 대학을 졸업하고 다시 호남지역 의학전문대학원에 지원하면 특별전형에서 혜택을 주는 방식이다.

교육부는 “각 대학에 시정 권고를 한 만큼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2007학년도 의·치의학전문대학원 특별전형 합격자 분포
분야	대학(정원)	합격자 분류
의학	가천의과대(8)	본교 출신(5), 외국 대학 출신 및 의학계열 교차지원(3)
	건국대(6)	연구능력 우수자
	경상대(17)	본교 출신(10), 지역 출신(5), 전문자격증 소지자(2)
	경북대(22)	본교 출신(15), 우수 연구자(2), 의학계열 출신(3), 고시 합격자(2)
	부산대(28)	본교 출신(15), 자기 추천(5), 외국 대학 출신(5), 복합학위과정(3)
	경희대(6)	의학계열 출신(3), 자기 추천(3)
	이화여대(6)	복합학위과정(2), 우수연구능력 소지자, 의학계열 출신, 고시합격자 등(4)
	전북대(33)	본교 출신(25), 의학계열 출신(4), 우수 연구자(4)
	충북대(4)	본교 출신
	포천중문의대(2)	복합학위과정
치의학		본교 출신(12), 의학계열 출신(2), 고시 합격자(1)
	경북대(15)
	경희대(2)	의학계열 출신
	서울대	특별전형 없음
	전남대(17)	본교 출신(11), 고시 합격자(3), 복합학위과정(3)
	전북대(10)	본교 출신(8), 의학계열 출신(2)
	부산대(16)	지역 출신자

이인철 기자 inchu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