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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6년 12월 26일 02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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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학교에서는 모둠별 활동이 많이 이루어집니다. 그러나 여럿이 함께하다 보면 갈등이 생기기도 합니다. 모둠별 활동의 장단점을 생각하여 밝혀 쓰고 합리적인 모둠별 활동 방법을 400자 내외로 제시하시오.
■ 논제 분석
과거 교실의 학생들 자리 배치가 교사를 중심으로 한 일렬식 배열이었던 것에 비해 오늘날 교실의 책상 배치는 다양하다. 특히 자주 이용되는 것은 모둠(혹은 소집단)별 자리 배열이다. 이는 단순한 공간 배치의 변화를 넘어 교육에 대한 생각의 변화를 담고 있다. 교사가 앞에서 일방적으로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학습자들 간에 서로 도움을 주며 과제를 탐구하여 해결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모둠 혹은 두레라는 이름으로 소집단화된 교실 모습은 어린이들에게 익숙하다. 실험, 토의, 토론 활동을 비롯한 다양한 활동과 과제 등이 모둠별로 부여되기 때문이다. 모둠별 학습을 통해 어린이들은 서로 도움을 주며 지식, 기능, 태도를 균형 있게 발전시킬 수 있다. 하지만 다양한 성향과 성취도를 가진 모둠원이 함께 학습해야 하기 때문에 어린이들은 종종 문제를 겪기도 한다. 이번 논제는 그러한 상황에 대한 관찰을 토대로 문제를 분석하고 합리적으로 해결하는 능력을 요구하고 있다. 즉 모둠별 활동의 문제 상황에 대한 분석을 통해 모둠별 활동의 장단점을 제시하고 교실 상황에 알맞은 효과적인 모둠별 활동 방법을 제시해야 한다.
학교는 어린이들이 가정을 벗어나 최초로 접하게 되는 사회 집단 중 하나다. 학교라는 사회 속에서 개개의 어린이들이 다양한 사람과 함께함으로써 사회 구성원의 자질을 갖추게 된다. 이번 논제는 모둠별 활동 상황을 소재로 하고 있지만 좀 더 넓게 보면 공동체의 생활에서 일어나는 갈등과 유사하다. 실생활에서 접하는 문제부터 접근하여 해결 방법을 찾아보는 연습을 통해 깊은 사고력을 키울 수 있을 것이다.
| 핵심 연계 교과 분석 | |||
| 교과목 | 학년 | 연계 단원 | 논제와 연계 요소 |
| 국어 | 4-2 | 첫째 마당. 생각의 열매를 모아 | 함께 의논하기 |
| 도덕 | 5-2 | 7. 서로 다른 주장 | 문제를 민주적으로 해결하는 방법 알기 |
| 국어 | 6-2 | 넷째 마당. 문제와 해결 | 문제에 대한 원인과 해결 방안 글로 쓰기 |
■ 핵심 키워드
▶ 갈등
갈등이란 두 가지 이상의 반대되는 요구나 욕구, 기회 등이 부딪쳐 대립하게 되는 상황을 뜻한다. 본 논제 상황에서의 갈등이란 모둠원들의 다양한 요구나 욕구들이 어울리지 못하고 서로 부딪쳐 관계가 원만하지 못함을 뜻한다.
▶ 협동학습
모둠에서 이루어지는 활동은 대개 모둠원들이 함께 문제나 과제를 해결하는 협동학습의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협동학습은 학습자들이 서로 도움을 주면서 과제를 해결해 가는 학습방법이다. 고정된 형식으로 진행되는 수업 방법이 아니기 때문에 학생과 교사가 함께 탐구하고 의미를 확인하는 과정을 통해 최대한 성취를 도와줄 수 있는 다양한 수업 형태가 가능하다.
◎ 다음논제 써서 보내요
얼마 전 스페인에서는 남녀평등을 위한 시도로 횡단보도 신호등에 표시된 남성 그림의 절반을 치마를 입은 여성으로 대체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일부 사람은 ‘치마 입은 여성’ 자체가 고정관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처럼 남자와 여자의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으로 부당하게 차별받은 사례를 들고 어떻게 하면 성에 대한 고정관념을 바꿀 수 있는지에 대해 400자 내외로 써 보세요. [도덕 4-2 공정한 생활]
■ 학생글
김유진·인천 굴포초등학교 6학년
학교 공부시간에는 모둠별로 활동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모든 일에는 장단점이 있듯이 모둠별 활동을 할 때도 장단점이 있다.
우선 장점은 서로 머리를 맞대고 하니까 좋은 의견도 많이 나오고 다른 친구의 의견도 들을 수 있고 생각하는 힘과 협동심이 길러진다. 이런 장점이 있는가 하면 간혹 가다 자기 몫의 과제를 하지 않는 아이가 있다거나 자기네들끼리 속닥거리며 활동 자체를 산만하게 하는 아이들 때문에 모둠 활동을 하기가 힘들 때가 있다.
하지만 이런 단점을 극복하며 모둠별 활동을 합리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은 있다. 지도자 한 명을 정하고 그 아이가 그 조의 조장이 되어 활동하거나 서로가 서로에게 약속을 해서 ‘잘하자’라는 믿음을 가지고 활동한다. 무엇보다 자기 자신이 개인이 아니라 하나의 모둠에 속해 있는 조직인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무엇이든 잘하려고 노력해야 좋은 활동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민태원·경기 창영초등학교 4학년
우리 반에서는 모둠활동을 자주 한다. 모둠활동을 하면 개인으로 하는 것보다 자신이 모아야 할 정보도 적고 훨씬 즐겁게 활동을 할 수 있으며 협동심도 키울 수 있다. 그러나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모둠원끼리의 의견차로 활동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친구 관계도 좋지 않게 된다.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하는 건 쉽지 않다.
이런 일을 없애고 합리적인 모둠활동을 위해서는 최대한 의견에 동의하는 사람이 많은 의견 쪽을 따르고 자신이 동의한 의견이 아니라는 이유로 무시하거나 악의를 가지고 대충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여러 명이 나누어 한다고 ‘나 혼자쯤이야!’라는 생각을 하지 말고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무엇보다도 단체 활동에서는 개인적인 이기적인 생각을 버리고 고집을 꺾으면 훨씬 합리적인 모둠활동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창의적 해결방법 찾으려면 다양한 입장 고려해야
■ 총평
이번 논제는 평소 학교에서 일어나는 상황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모둠 활동을 해보지 않은 어린이는 없을 것이며, 크건 작건 친구와의 갈등을 겪어 보지 않은 어린이도 거의 없을 것입니다. 합리적 모둠 활동 방법을 찾으려면 먼저 모둠 활동에서 일어날 수 있는 여러 가지 갈등 상황을 따져보고 그러한 갈등이 일어나게 된 원인을 살펴보아야 합니다.
대부분의 글은 모둠 활동의 장단점을 잘 설명하고 있습니다. 누구나 한 번씩 겪은 일이므로 어렵지 않게 접근할 수 있는 논제였지만 개성적인 시각과 창의적인 해결 방법을 제시하는 데는 이르지 못한 글이 많았습니다.
김유진 학생은 구성원들을 이끌 조장을 뽑는 것을 해결 방법으로 제시한 것과 개개인은 모둠이라는 조직의 일원임을 인식해야 한다고 주장한 점이 다른 글과 차별화되었습니다. 비슷한 내용의 글 가운데 한 가지라도 다른 친구들이 생각하지 못한 내용이 들어가면 글이 한결 더 돋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논제에서 어떤 문제에 대한 해결 방법을 물을 때는 바로 떠오르는 대로 쓰기보다는 다양한 방법을 생각하여 그중에 가장 알맞으면서도 개성적인 것을 골라 쓰는 게 좋습니다.
민태원 학생의 글은 다수결의 원칙에 따를 경우 자신의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소수 사람의 입장에서 어떤 태도로 전체 의견을 따라야 할지에 대해서 쓴 점이 독창적이었습니다. 또한 내용과 내용 사이, 문장과 문장 사이의 연결이 자연스러워 글의 흐름이 매끄럽습니다. 그러나 잘못된 문장들이 가끔 보입니다. ‘개인적인 이기적인 생각을 버리고’ 문장에서 ‘이기적인’과 ‘개인적인’은 같은 뜻이므로 하나만 쓰는 것이 맞습니다. 또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하는 건 쉽지 않다’는 불필요한 문장이므로 빼는 것이 좋겠습니다.
우미옥 고려독서논술연구소 선임연구원
◎ ‘다음 논제, 써서 보내요’에 대한 글을 다음 주 월요일까지 보내 주세요. 글 가운데 일부를 선정해 첨삭지도를 해 드립니다. 글 보내실 곳: www.easynonsul.com → 초등논술 → 논술클리닉(www.easynonsul.com/Primary/Clin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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