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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6년 10월 26일 06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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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가 롯데그룹이 소유한 계양산 동북쪽을 개발할 수 있도록 한 ‘제2차 개발제한구역 관리계획’(2007∼2011년)을 확정하자 찬반양론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것.
이곳은 인천지하철 1호선, 신공항철도, 경인운하와 가까운 교통의 요충지이지만 개발이 전혀 이뤄지지 않은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이다.
▽계양산 개발 계획=개발제한구역 형질변경 대상 지역에 포함된 계양산은 37만8000평이다.
시는 이에 대한 주민공람을 23일 끝냈고, 인천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다음 달 중순까지 마친 뒤 건설교통부에 승인을 요청할 예정이다.
그러나 시는 개발 계획과는 별도로 반딧불이, 소쩍새, 통발 등 희귀 동식물이 서식하는 계양산 습지를 ‘생태계 보전지역’으로 지정하기로 하고 롯데그룹 신격호 회장 등 땅 소유자를 대상으로 의견 수렴을 했다. 이 때문에 일부 시민단체로부터 “모순 되는 행정”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롯데건설은 형질변경이 이뤄질 용지를 포함한 총 75만 평에 27홀짜리 골프장, 생태수목원, 테마파크를 건설하는 ‘스카이 힐 인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내년 말까지 형질변경을 위한 행정절차를 마무리하고 2009∼2011년 공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롯데건설 토목업무팀 정규선 차장은 “사업용지 75만 평 중 잔디 이식과 놀이시설 조성 때문에 산림이 훼손되는 부분은 33.5%인 25만1000평이고 나머지는 녹지로 보존할 것”이라고 말했다.
▽찬반양론=경인운하지역협의회, 계양발전협의회 등 계양지역 55개 자치단체는 23일 ‘계양산 주변 개발의 필요성에 대한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계양산에 골프장만 들어서는 것에는 반대하지만 고용 창출과 지역경제에 도움을 주는 종합 놀이시설, 생태공원, 테마공원 조성사업은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굴포천발전협의회’ ‘계양1, 2동 지역발전협의회’는 주민 5만여 명이 동의한 개발 찬성 서명서를 계양구에 제출했다.
그러나 인천녹색연합, 인천환경운동연합, 평화와 참여로 가는 인천연대 등 51개 시민단체는 개발 반대 운동을 펼치고 있다. 이들 단체는 ‘계양산 골프장 저지 인천시민대책위원회’를 구성해 ‘계양산 보전 시민 산행’과 10만 명 서명 운동에 나섰다.
인천녹색연합 한승우 사무처장은 “신 회장 개인 소유의 땅만 46만 평인 계양산을 개발하기 위해 불법적인 산림 훼손이 이미 이뤄졌고, 이를 근거로 개발제한구역 해제가 추진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계양구는 6월 계양산 산림 훼손 혐의로 롯데 측을 경찰에 고발했고, 원상복구 작업이 완료된 상태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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