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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6년 6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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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공원 면적의 80%가량을 차지하는 외곽 근교 산을 제외한 실질적인 서울의 1인당 공원녹지 면적은 4.77m²(약 1.45평). 세계보건기구(WHO) 등이 권고하는 9.0m²(약 2.7평)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녹지 확충 노력은 그만큼 절실하다.
보름 뒤면 막을 내리는 민선 3기 동안 서울에 얼마만큼의 녹지가 늘어났을까.
서울시는 12일 민선 3기 들어 110만6000여 평의 녹지가 새로 확보됐다고 밝혔다. 4년 임기 중 녹지 100만 평을 늘리겠다고 한 선거공약을 여유 있게 달성한 셈이다.
구조물 노후화에 따른 안전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동시에 삭막했던 도심을 환경친화적 공간으로 바꿔 놓은 청계천 복원사업은 11만3000여 평이라는 소중한 천변 녹지 공간을 시민들에게 가져다주었다.
주위를 잘 둘러보면 예전에 비해 녹지 공간이 늘어났음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확보된 녹지 면적의 크고 작음에 구애받지 않고 생활 속으로 파고드는 다양한 녹화 방법이 총동원됐기 때문이다.
학교의 콘크리트 담장을 허물고 나무를 심고 생태연못, 자연학습장 등을 만들어 녹화하는 학교공원화는 전형적인 ‘티끌 모아 태산형’ 사업이다. 2002∼2006년 450여 개 학교를 녹화하면서 11만2000평의 생활 녹지가 확보됐다.
이 밖에 △녹지 공간이 없는 주택밀집지역에 소규모 공원과 지하주차장, 어린이집을 복합 조성하는 ‘1동1마을공원’ △대학 캠퍼스 담장을 허물어 휴식공간을 조성한 뒤 지역주민에게 개방하는 ‘대학교 담장개방 녹화’ △보행자를 우선시하는 ‘걷고 싶은 녹화거리’ △방음벽 담장 등을 덩굴성 식물로 푸르게 하는 ‘벽면 녹화’ △회색빛 옥상을 푸른 공간화하는 ‘옥상 녹화’ 등도 적지 않게 기여했다.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자는 녹지 100만 평 추가 확보를 선거공약으로 내걸었다. 잠재 녹지 공간은 아직도 충분하다는 것이다.
세운, 대림상가 등을 철거한 뒤 종묘와 남산을 잇는 녹지 축을 조성하고 주차장과 풍물시장으로 쓰이는 동대문운동장의 지상공간을 공원화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법적 다툼이 진행 중인 난지도골프장을 시민공원화하고 강북과 서남권의 미집행 도시계획시설들을 공원으로 만들 전망이다.
오 당선자는 노들섬 문화예술센터에 대해 접근성이 나빠 장소를 바꿔야 한다고 비판한 바 있어 노들섬이 선유도와 같은 한강시민공원으로 조성될 가능성도 있다. 최대 50개까지 거론되는 뉴타운이 조성될 때마다 단지 면적의 25%가 녹지로 확보된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서울시는 이와 관련해 △단절된 남북 녹지 축과 외곽 환상(環狀) 녹지 축 연결 △소규모 녹지 공간의 지속적인 확충 △개발제한구역을 보상 매입해 공원화 등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12일 인수위원회에 보고했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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