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교수 감금한 학생 출교 당연하다

  • 입력 2006년 4월 21일 03시 02분


고려대가 교수 9명을 16시간 동안 감금한 학생 7명에 대해 출교(黜校) 조치를 내렸다. 학생들은 이달 5일 이 대학 본관 2층과 3층 사이 계단에 교수들을 가뒀다가 이튿날 아침 풀어줬다. 출교는 복학이 불가능하고 다른 대학에 편입도 할 수 없는 엄한 징계다. 고려대 개교 이후 기록이 남아 있는 1970년대 이래 처음 취해진 조치다.

물리력으로 사람을 가두는 감금 행위는 형법상 중범죄다. 아무리 사제(師弟)관계가 흐트러졌다고 해도 학생이 교수를 감금한 일은 개탄스럽기 짝이 없다. 이 학교에선 2월 일부 학생의 난입으로 입학 업무가 마비됐고 3월에도 본관 점거 사건이 일어났다. 이처럼 불법적인 과격 행동이 잇따르자 학교 측은 징계에 앞서 학생들에게 마지막 소명 기회를 주었다. 하지만 이들은 “우리의 행동은 정당했다” “교수가 잘못했다”고 대들었다고 한다. 이러니 더 가르친들 선도(善導)가 되겠는가.

잘못을 뉘우치기는커녕 다시금 과격성을 드러낸 학생들을 중징계한 것은 당연한 결정이다. 학교 측이 이 문제를 놓고 얼마나 고민했을지는 짐작이 간다. 그러나 학교 측은 대학을 정상적으로 운영할 책임이 있다. 경쟁력 확보에 온 힘을 기울여도 모자랄 학교가 학생들의 폭력 앞에 쩔쩔매고 있을 수는 없다. 전체 학생이 극소수 학생 때문에 피해를 보는 일도 더 있어선 안 된다.

민주화 이후 숱한 불법시위를 겪으며 우리는 ‘법을 가볍게 여기면 질서도 지킬 수 없다’는 사실을 거듭 확인해 왔다. 특히 ‘교수 감금’처럼 관용할 수 있는 선을 넘은 행동에 대해선 냉정하게 원칙대로 대처할 수밖에 없다.

지금도 대학가는 학내 폭력으로 홍역을 앓고 있다. 등록금 문제로 일부 대학에선 총장실 점거사태가 재연되고 있다. 고려대는 성명을 통해 “민주의 이름으로 반(反)민주가 저질러지고 자치의 이름으로 폭력이, 정의의 이름으로 불법이 위장되는 일이 방치돼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옳은 지적이다. 대학사회는 폭력이라는 시대착오적 고질병에서 벗어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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