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입주한 건물에 美대사 절대 못들어와”

  • 입력 2006년 1월 13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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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관계자가 12일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의 방문을 막기 위해 서울 영등포구 대영빌딩 현관에 금줄을 쳐 놓았다. 금줄에 ‘전쟁광 미국’이라고 적힌 종이가 붙어 있다. 강병기 기자
민주노총 관계자가 12일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의 방문을 막기 위해 서울 영등포구 대영빌딩 현관에 금줄을 쳐 놓았다. 금줄에 ‘전쟁광 미국’이라고 적힌 종이가 붙어 있다. 강병기 기자
12일 열릴 예정이었던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와 인터넷기자협회의 간담회가 미국의 대북 강경책에 불만을 품은 민주노총의 저지로 무산됐다.

버시바우 대사는 최근 인터넷기자협회에 “대북 문제와 한미관계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싶다”는 뜻을 전달했다. 이 협회는 이 제안을 받아들여 12일 오후 4시 30분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2가 대영빌딩 6층 협회 사무실에서 간담회를 하기로 버시바우 대사 측과 약속했다.

대영빌딩 1, 2층에 세 들어 있는 민주노총은 이 소식을 전해 듣고 9일 미 대사관 측에 공문을 보내 “조지 W 부시 정권의 대북 강경책의 첨병 노릇을 하며 반통일적 언행을 일삼은 버시바우 대사가 민주노총이 있는 건물에 들어오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인터넷기자협회는 “간담회는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 등에 대한 인터넷 언론의 입장을 전하기 위한 자리”라며 민주노총 측에 유감의 뜻을 밝혔지만 일부 노조원과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 소속 학생 20여 명은 대영빌딩 앞에 금줄을 치고 피켓 시위를 벌였다.

버시바우 대사는 이날 오후 4시 10분경 간담회 장소로 이동하던 중 이런 상황을 전해 듣고 간담회를 취소했다.

주한 미 대사관은 12일 공식 논평을 통해 “행사가 예정대로 열리지 못하게 돼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버시바우 대사가) 앞으로 한국 사회의 다양한 분야에 있는 분들을 만나 뵙고 대화를 나눌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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